높은 영업이익 달성에도 '반쪽미소' 짓는 시멘트업계, 왜?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1.02.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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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영업이익 달성에도 '반쪽미소' 짓는 시멘트업계, 왜?


시멘트업체가 친환경 시설도입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로 지난해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레미콘 업계와 시멘트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실적개선이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8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건설 경기침체와 코로나19(COVID-19) 영향 등으로 매출액은 감소했지만, 제조원가의 20~30%를 차지하는 유연탄 대체재로 폐기물을 써 비용부담을 덜었다.



대표업체인 쌍용양회 (7,020원 ▲20 +0.29%)는 지난해 매출액이 1조4707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501억원으로 9.1% 늘었다. 삼표시멘트 (2,895원 ▼10 -0.34%)도 같은 기간 매출액은 5476억원으로 8%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661억원으로 37.7% 증가했다.

한일현대시멘트 (14,850원 ▼60 -0.40%)는 지난해 매출액 33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571억원으로 62.2% 증가했다. 아직 실적발표를 하지 않은 성신양회 (8,450원 ▲30 +0.36%)와 한라, 한일시멘트 (12,590원 ▼210 -1.64%) 등도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되면서 지난해 업체별 영업이익률은 △쌍용양회 17% △삼표시멘트 12.1% △한일현대시멘트 17.1%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일시멘트 누적 영업이익률은 11.5%, 아세아시멘트 7.9% 정도다.

지난해 시멘트업계는 제조과정에서 쓰이는 유연탄 대신 플라스틱 등 생활 폐기물을 활용하면서 원가절감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업계에 따르면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과정에 투입되는 단일 원료 중 비중이 가장 높다. 또 유연탄 가격 자체도 2019년 연평균 1톤당 75달러에서 지난해 60달러 선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판매량 자체는 줄어들었지만 유연탄을 대체재를 사용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대체재 사용을 위한 설비를 완비한 가운데 지난해 경북 의성군 '쓰레기산' 논란 등 순환자원 사용수요가 급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 증가가 오히려 시멘트 가격 인상 협상에는 불리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시멘트 업계는 2014년 이후 7년째 동결된 고시가격 인상을 위해 레미콘 업계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시멘트 가격은 1t(톤)당 7만5000원으로 고시돼 있지만 일선에선 6만7000~6만8000원대 거래되고 있다. 건설경기침체 등으로 시멘트 수요가 줄어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절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멘트업계는 재료비와 물류·보관비용 등을 반영해 1톤 당 시멘트 적정 가격을 8만 원 선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레미콘업계는 가격인상은 어렵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업체 실적상승으로 레미콘 업계에선 가격인상이 시기상조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원가상승 압박이 심화된 만큼 현실화 된 가격인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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