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대부' 괴짜교수 이광형…KAIST 이끈다(상보)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2021.02.1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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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이사회 차기 총장에 이광형 교수 선출...한국 벤처창업 대부 "기술사업화" 공약도

카이스트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제17대 카이스트 총장 최종 후보로 이광형 교학부총장을 선출했다. /사진=카이스트카이스트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제17대 카이스트 총장 최종 후보로 이광형 교학부총장을 선출했다. /사진=카이스트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육부총장이 카이스트 차기 총장으로 선출됐다.

카이스트는 18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신임 총장으로 이 부총장을 선출했다. 이사회가 추천하면 과기정통부 장관은 교육부 장관 동의를 얻어 이 부총장을 카이스트 총장으로 최종 승인한다. 이 신임 총장은 신성철 총장 이임식 다음날인 23일 취임한다.

'거꾸로 걸린 TV' 트레이드 마크…넥슨 김정주 키워낸 한국 벤처창업 대부
이 부총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 학사, 카이스트 산업공학과 석사, 프랑스 응용과학원 박사 출신으로 1985년부터 카이스트에서 교수로 근무했다. 2019년부터 교학부총장을 맡고 있다.



전산학과 교수 시절 연구실 창업을 독려해온 한국 벤처 창업의 대부로 유명하다. 넥슨 창업자 김정주 NXC 대표, 김영달 아이디스 대표, 김준환 올라웍스 대표, 신승우 네오위즈 공동창업자 등이 이 부총장 연구실 출신이다.

이 부총장은 1999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카이스트에 나오는 괴짜교수의 실존 인물로도 유명하다. 연구실에 걸린 '거꾸로 걸린 TV', '거꾸로 걸린 카이스트 조직도'가 이 부총장의 트레이드 마크다.



학생들에게 도전을 강조했던 이 부총장 역시 교수생활 내내 새로운 학문 분야 개척에 앞장서 왔다. 전산학과에서 교수직을 시작한 뒤 미래학문 분야였던 바이오뇌공학과를 신설했고, 지식재산대학원, 과학저널리즘대학원, 미래전략대학원 설립을 주도했다.

기술사업화 이끌 적임자…'QAIST' 전략으로 세계 10위권 대학 도약 비전
이 부총장은 카이스트 총장 후보 자격으로 제출한 대학경영 소견서에서 "카이스트의 미래 50년은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찾아 정의하고 해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인류의 지속가능과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한 글로벌 가치창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QAIST' 전략도 제안했다. 카이스트를 세계 10위권 일류 대학으로 도약시킬 핵심 키워드를 'Question(교육), Advanced-research(연구), Internationalization(국제화), Start-up(기술사업화), Trust(신뢰)'라는 5개의 키워드에 담았다.


이 부총장은 특히 기술사업화를 강조하며 기업가정신 교육을 강화하고, 카이스트를 중심으로 대전-오송-세종이 연계된 혁신성장 생태계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학내 행정경험도 풍부…연구자 처우 개선 공약
이 부총장은 교무처장과 교학부총장을 지내며 학교 행정분야에서도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이 부총장은 과거 소속학과를 바꿀 때 지도교수의 허락을 받아야 했던 교칙을 정비하기도 했다.

이 부총장은 지난 1월 카이스트 대학원 총학생회가 요청한 질의 답변서에서 "여러 보직을 역임하면서 학교의 내부적인 문제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고, 우리 대학원생들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서도 많이 이해하게 됐다"며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과 처우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 부총장은 소견서에서 "섬기는 리더십으로 동료들과 함께 꿈을 현실로 구현하는 일을 해왔다"며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카이스트에 새롭고 따뜻한 변화를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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