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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그룹·은행, 도산 대비 '사전유언장' 만든다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1.02.1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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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위자료=금융위




앞으로 5대 금융지주와 5대 대형은행 등 대형 금융회사는 도산 등 위기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정상화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금융사의 '사전유언장'으로 불리는 '대형금융회사 정상화·정리계획(RRP)'이 하반기 본격 도입되면서다.

금융위원회는 대형 금융사의 부실로 초래될 수 있는 금융시장의 혼란을 막고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하는 RRP 제도 도입을 위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법'(이하 금산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다고 18일 밝혔다.

RRP는 금융사가 도산하거나 부실해졌을 때를 대비해 정상화 계획과 부실정리계획을 자체적으로 미리 만들어두게 하는 제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AIG와 리먼브러더스 등 대형기관의 부실로 전세계 금융시스템의 혼란이 초래된 것을 계기로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금융규제 관련 국제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SB)가 2011년 자체정상화계획·정리계획 마련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권고안을 제시했다. 현재 FSB 24개 회원국 중 20개국이 권고안을 이행하고 있다. 한국을 제외하고 아직 RRP를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인도, 터키, 사우디 등 3개국이다.

금융위는 관계기관, 주요 금융회사와 함께 FSB의 권고사항 도입을 논의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RRP 도입을 골자로 한 금산법 개정안(대표발의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를 통과해 오는 6월30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금융위는 RRP 적용 대상인 금융체계상 중요한 금융기관(SIFI)을 매년 선정한다. 올해는 7월 초까지 선정해 각 회사에 통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SIFI는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10개 회사였다.

SIFI로 통보받은 금융기관은 통보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유동성 부족이나 자본비율 하락 등 위기상황에 대비한 '자체정상화계획'을 작성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자체정상화계획을 받은 즉시 이를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에 송부하고, 계획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작성한다. 이후 금융위에 계획 원본과 함께 평가보고서를 제출한다.

예보는 대형 금융회사의 자체 회생이 어려운 상황을 대비해 해당 회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부실정리계획'을 수립해 금융위에 제출해야 한다.

금융위는 '자체정상화계획 및 부실정리계획 심의위원회'(설치 예정)를 열어 이를 심의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계획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일정 기간 내에 추가 조치 이행을 요구할 수 있다.

자체정상화계획에는 △금융사 이사회와 임원 등의 권한과 책임 △핵심기능과 핵심사업 △경영 위기상황에 대한 판단 기준 △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 조치 등이 담겨야 한다. 계획을 금감원에 제출하기 전 이사회 의결도 받아야 한다.

또 금융계약 기한 전 계약종료 일시정지권도 도입된다. 부실화된 금융기관이 정리 절차를 시작한다는 이유로 파생상품거래 등 계약상대방이 대규모로 조기 종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금융계약의 조기 종결권을 '금융위가 정하는 시간'까지 정지시켜 금융시장 불안을 방지한다.


금융위는 RRP 도입으로 대형금융회사들이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건전성 등을 높여 위기대응능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 위기 시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으로 금융시스템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등 궁극적으로는 정리비용도 경감될 것으로 본다.

금융위 관계자는 "IMF(국제통화기금)과 FSB 등 국제기구의 권고에 부합하는 제도 개선으로 금융위기 대응체계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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