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신화' 배민 김봉진, 약 5000억 '재산 절반' 통큰 기부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1.02.1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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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 인터뷰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 이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재산 절반 기부' 행렬에 합류했다. IT 업계의 자수성가 기업가들이 새로운 기부 문화를 만들어가는 모양새다.

우아한형제들은 김봉진 의장이 세계적 기부클럽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서약했다고 18일 밝혔다.



김봉진 의장은 이번 서약을 통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한다고 약속했다. 김 의장은 2019년 딜리버리히어로 지분 9.9%를 보유했다. 최근 배달 업계의 급성장으로 인해 재산 규모가 1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기빙플레지는 기부자 진정성을 확인하는 심층 인터뷰 등 매우 까다로운 심사 절차를 통해 재산 기부를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봉진 의장은 수개월에 걸친 가입절차 끝에 한국인으로는 처음, 세계에서 219번째 기부자가 됐다.



'위대한 기업' 꿈꾸는 김범수 처럼…김봉진 "내가 이룬 것 신의 축복"
'흙수저 신화' 배민 김봉진, 약 5000억 '재산 절반' 통큰 기부
이번 김봉진 의장의 기부 선언은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이 재산 절반인 약 5조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열흘 만에 나왔다. 김봉진 의장도 이미 이전부터 기부를 준비하고 있던 셈이다.

'좋은 기업'이 아니라 '위대한 기업'이 되고 싶다는 김범수 의장처럼 김봉진 의장도 사업을 시작하며 기부라는 꿈을 꿨다. 김봉진 의장은 이번 기빙플레지 서약서에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며 자신의 성공을 사회로 돌렸다.

이어 그는 "2017년 100억원 기부를 약속하고 이를 지킨 것은 지금까지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하며 이제 더 큰 환원을 결정하려 한다"며 "이 기부선언문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도 최고의 유산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맨손으로 일군 국민 배달 앱…2019년 4조8000억 'M&A 잭팟'
서울 마포구 배민라이더스 중부지사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서울 마포구 배민라이더스 중부지사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봉진 의장도 김범수 의장과 마찬가지로 자수성가한 창업자의 전형이다. 김범수 의장은 1998년 삼성데이터시스템을 나와 PC방 창업 후 한게임, 카카오를 연이어 만들었다. 김봉진 의장 역시 별다른 재산이나 사회적 배경 없이 발 빠르게 배달 앱을 창업해 연 20조원 시장으로 성장한 배달 업계를 이끌었다.

김봉진 의장은 수도전기공고를 나와 서울예술대에서 실내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이모션, 네오위즈, 네이버 등을 다니다 2011년 배달의민족을 창업했다. 초기 시장 선점과 공격적인 마케팅 등을 통해 월간 100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MAU)를 확보했다.

국민 배달 앱으로 성장한 배달의민족은 2019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4조8000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국내 스타트업 M&A(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받았다.

김봉진 의장은 "존 롤스의 말처럼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에 따라 그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며 "제가 꾸었던 꿈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도전하는 수많은 창업자들의 꿈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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