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급증한 메자닌 사채, 올해 물량 부담될까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1.02.18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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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급증한 메자닌 사채, 올해 물량 부담될까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주가 상승세에 메자닌 채권(주식 관련 사채)의 주식 전환청구 행사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자금난에 몰린 기업들이 메자닌 채권을 대거 발행했는데, 주가가 하반기부터 급반등하면서 차익 욕구가 커진 탓이다.

2020년 이전 발행 채권들도 코로나19(COVID-19) 충격으로 전환 청구 가격이 줄하향되면서 주식 전환 수익률이 뛰었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 전환청구로 발행된 주식수는 총 22만8650주(400곳)다. 전년 동월 대비 17만7150주(212곳) 30%가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58만9038주(414곳)가 전환되며 2005년 자료 공개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연간으로도 주식관련사채의 행사금액은 2조8195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가 증가했다.



보통 메자닌 채권은 발행 1년 후 전환 청구가 가능하다. 지난해 메자닌 발행 증가로 올해도 주식 전환 청구가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메자닌 채권 발행금액은 총 8조2623억원(472곳)으로 2019년 5조3997억원(365곳)보다 53%가 증가했다. 주로 조선, 항공, 기계주들이 대거 메자닌 채권 발행에 나섰다.

2020년 이전 메자닌 투자자들도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으로 전환청구가격이 리픽싱(재조정)되면서 주식 전환 청구 수익률이 높아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주가 하락에 대해 리픽싱이 이뤄지고 상승은 적용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주가가 V자로 출렁였을 때 더 큰 시세차익을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네오티스는 오는 3월4일 29만4598주를 신규상장할 예정이다. 2019년에 발행된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중 9억원어치가 주식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전환가액은 3055원이다.

사채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4005원으로 현재 주가(4170원)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지난해 리픽싱을 두번 거치면서 전환가액이 하향조정돼 주당 1000원의 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

오는 5월부터는 공매도가 조건부로 허용되면서 메자닌을 이용한 공매도 전략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메자닌 사채를 보유한 기업을 공매도해 수익을 확정하고, 전환 가능한 기간이 다가오면 전환을 청구해 차입했던 주식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5월부터는 코스피200, 코스닥150 구성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가능해진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주식 수 대비 주식 전환 물량이 많을 경우 수급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난해 3월 이후 메자닌 채권을 발행한 기업들 중 코스피200, 코스닥150 구성종목들은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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