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틀뱅크 현금결제 안쓰는 곳 없죠"…종합지급결제사업자 도약한다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1.02.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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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철 세틀뱅크 마케팅본부장 인터뷰…쿠팡·이베이 등 유수 이커머스에 '간편현금결제' 탑재

오승철 세틀뱅크 마케팅본부장(상무)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오승철 세틀뱅크 마케팅본부장(상무)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고객이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상품을 고르고 ‘OO페이’ 계좌간편결제로 결제하면 내 계좌에서 구매금액이 빠져 나간다. 구매가 성립되는 순간이다. 여기서 핵심기술은 내 계좌에서 구매 계좌로 돈이 옮겨진다는 것인데, 이를 OO페이가 자체 수행한다고 인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세틀뱅크’라는 핀테크 기업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세틀뱅크는 ‘간편현금결제’를 국내에 최초 도입한 기업이다. 점유율 또한 90% 이상으로 압도적이다. 간편현금결제는 은행 계좌를 기반으로 한 현금결제 서비스다. ‘내통장결제’로도 불리는 이 서비스는 쇼핑 사이트에 이용자 계좌정보를 등록해놓고 구매 시 체크카드처럼 이용하는 방식이다. 카카오, 이베이, 11번가, 배달의민족(배민) 등 소위 ‘잘 나가는’ 이커머스·딜리버리 기업들은 모두 세틀뱅크의 간편현금결제를 적용하고 있다.
"간편현금결제 안쓰는 곳 없을 정도"…금융소외계층 '신파일러' 인입되며 실적 성장
오승철 세틀뱅크 마케팅본부장은 “은행은 계좌 간 현금을 이동시키는 권한을 아무에게나 함부로 주지 않는다. 세틀뱅크가 20년간 리딩 컴퍼니로서 시장에서 신뢰를 쌓은 덕분”이라며 “세틀뱅크의 간편현금결제는 국내 유수의 기업들은 물론, 결제가 발생하는 곳곳에 침투해있다. 안 쓰는 곳을 찾는 게 더 쉬울 정도”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 세틀뱅크는 ‘민간 금융결제원’으로 통한다. 사기업이 개인 통장의 현금을 오가게 하는 권한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는 세틀뱅크가 국내 21개 은행과 제휴를 맺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전까지 간편결제는 신용카드가 연결돼 있어야만 결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세틀뱅크의 간편현금결제는 은행 계좌만 등록해도 결제가 가능하다. 결제 편의성과 함께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못하는 학생, 주부, 중장년층 등 ‘신파일러’(금융이력이 부족한 사람들)가 인입되면서 세틀뱅크의 실적도 대폭 성장했다. 세틀뱅크의 지난해 매출액은 772억원, 영업이익 145억원으로 전망된다. 3년 연속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유력하다. 여기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확산한 것도 한몫했다.



특히 배달앱 시장이 눈부신 성장을 이루며 세틀뱅크의 캐시카우(수익원)로 거듭났다. 세틀뱅크의 고객사인 배민은 지난해 12조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한 압도적 1위 사업자다. 이용자들이 배민페이에서 ‘계좌등록하기’로 설정해 결제하면 간편현금결제를 사용하는 셈이다. 오 본부장은 “배달앱 시장은 가장 뜨거운 분야 중 하나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최근엔 다수의 배달대행업체들과 제휴 계약을 진행 중이며, 실제 연내에 서비스 운영이 예정된 곳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승철 세틀뱅크 마케팅본부장(상무)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오승철 세틀뱅크 마케팅본부장(상무)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현금결제 활용한 첫 B2C 서비스 010제로페이…"B2C 원년 삼아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도약"
코로나19로 재난지원금 등 지자체의 복지 사업이 확대된 것도 세틀뱅크의 성장에 불을 지폈다. 오 본부장은 지역화폐 사용이 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세틀뱅크가 지난 1월 출시한 첫 B2C(기업과소비자간거래) 서비스 ‘010제로페이’의 성장으로 자연스레 연결되는 분위기다.

010제로페이는 본인 명의의 은행계좌를 연결해 두면 최대 10% 할인된 가격에 ‘온누리상품권’을 비롯한 29개 지자체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비밀번호나 생체인증만으로 이용 가능하다. 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 요소도 가미했다. 무료충전소 내 이벤트 참여를 통해 포인트를 보상해주며 이용자들을 유입시키고 있다. 오 본부장은 “지자체 상품권은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있어 특히 학부모들이 자녀들 학원비 등에 많이 사용한다”며 “010제로페이는 현재 가입자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으며 연내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틀뱅크는 올해를 B2C 서비스 확대의 원년으로 삼는다. 케이뱅크, 한국간편결제진흥원 등 여러 협력사들과 지난해부터 다양한 혁신 서비스들을 시장에 선보이고 피드백을 확보한 결과다. 오 본부장은 “올해 010제로페이같은 다양한 대고객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휴사들과 경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B2C 서비스 출시가 제휴사들과 경쟁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독자적 형태가 아닌 다양한 금융 제휴사들의 협력을 기반으로 준비 중”이라며 “고객들이 더 쉽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오 본부장은 “올해 온라인 PG(전자지급결제대행) 사업 부문을 강화해 기존 금융VAN(부가통신사업자)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는 종합지급결제 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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