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끝낸 메리츠화재, 장기보험 '혈투' 재점화하나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21.02.16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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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로고 / 제공=메리츠화재메리츠화재 로고 / 제공=메리츠화재


지난해 ‘정중동’ 행보를 보이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메리츠화재 (51,600원 ▼2,700 -4.97%)가 올해 들어 다시 공격적인 영업을 예고하면서 손해보험업계에 긴장감이 감돈다. 수익성이 높은 장기 인보험 부문에서 삼성화재와 1위를 놓고 치열한 재격돌이 예상된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올해 장기 인보험 매출 1위 탈환을 기치로 내걸었다. 이를 기반으로 당기순이익 목표는 4300억원대로 잡았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반사이익까지 겹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장기보험은 손해보험업계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수익원이다. 크게 △생명이나 건강 등 사람에 관한 위험을 보장하는 인보험 △물건이나 재산에 관한 위험을 보장하는 물보험 △저축성보험으로 나뉜다. 손해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인보험은 암보험과 질병·상해보험 등 건강보험, 운전자보험, 어린이보험 등으로 장기보험 매출의 60~70%를 차지한다.

장기보험 시장은 그간 삼성화재가 3개 부문에서 모두 부동의 1위였다. 하지만 2017년 메리츠화재가 자사 상품만 판매하는 GA(법인대리점) 형식의 사업가형 점포를 도입한 후 장기 인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수수료와 치매보험, 펫보험 등 공격적인 상품을 무기로 삼성화재를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하지만 일부 상품의 손해율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지난해에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언더라이팅(인수심사)을 강화하고 영업 경쟁을 최소화하는 한편 비용절감에 힘을 쏟았다. 메리츠화재의 장기 인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말 기준 91.9%대다.

업계에서는 안정을 되찾은 메리츠화재가 올해는 적극적인 영업 전략으로 선회할 것으로 내다본다. 올해부터 설계사 수수료 체제가 개편돼 영업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되는데 업계는 특히 메리츠화재가 전속 설계사 조직을 강화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난 1월부터 보장성 보험을 팔고 받는 첫해 모집 수수료가 월납보험료의 1200% 이내로 제한되면서 GA에게 특별수당을 주는 식으로 수수료를 몰아주고 상품을 파는 영업을 할 수 없게 됐다. 메리츠화재는 2016년 말까지만 해도 전속 설계사가 1만1973명에 그쳤으나 지난해 12월 말 기준 2만7088명까지 늘어 두 배 이상 덩치를 키웠다. 전속 설계사에 대한 수수료 체계도 강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GA를 활용해 외형을 확대하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전속 조직을 통해 유지율을 높이는데 방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전속 설계사는 2만4000여명, 판매 자회사를 합치면 3만4000명 규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출혈경쟁을 지양하는 분위기였다”며 “메리츠화재가 다시 영업 드라이브를 걸면 삼성화재와의 경쟁도 재점화되고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2위권 회사들도 장기 인보험 시장에서 각축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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