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이 방역·기후 등을 중국과의 협력 가능 분야로 꼽고 시 주석도 '양국간 협력이 유일한 선택'이란 입장을 내놨지만, 자국의 핵심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분야를 둘러싼 미중간 신경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얀마 사태 관련 연설서 미얀마 군부를 제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강압적이고 불공정한 경제적 관행과 홍콩 탄압·신장 위구르족 자치지구의 지역에서의 인권탄압·대만에 대한 태도를 포함해 역내에서 점점 더 강경해지는 중국의 행동 등과 관련한 근본적인 우려를 강조했다.
그의 이날 발언으로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강경 기조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대응 방법은 다르겠지만 경제·인권 등 미국이 '물러설 수 없는' 분야에서의 미중간 대치가 불가피한 상황을 반영한다. 단 보건·기후·핵무기 비확산 등의 분야에서 협력할 여지도 남겼다.
(베이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시진핀 중국 국가주석이 25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 사전 화상회의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신냉전'을 조장하지 말라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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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협력이 양측의 유일한 선택…대만, 홍콩, 신장 문제는 중국 내정" 시 주석은 홍콩·대만·신장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므로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중국의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날 중국중앙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중이 합하면 모두 이익이고 싸우면 둘 다 손해이므로 협력이 양측의 유일한 정확한 선택"이라며 "중미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 추진은 양 국민과 국제사회의 공동 희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시 주석은 "대만, 홍콩, 신장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면서 "이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이 걸린 문제인 만큼 미국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바이든 당선 후 중국이 발신해 온 대미 메시지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 2일 중국 외교를 총괄자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도 바이든 정부에 "협력하자”는 메시지와 “레드라인은 넘지 마라"는 메시지를 동시에 던졌다. 레드라인은 홍콩, 신장 등의 현안이다.
아울러 이날 중국 매체는 통화 내용 중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 강경 발언은 전하지 않고, 대신 '기후 등의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등 바이든 대통령이 밝힌 협력 관련 메시지만 소개했다.
이날 통화는 바이든 시대에도 트럼프 시대 못지 않게 미중관계가 높은 긴장 속에 이어지리란 점을 다시 한 번 시사한다. 미중 모두 전면전은 피하는 게 자국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바이든 시대 미중 갈등 양상은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양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민주주의 가치를 최우선순위에 둔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 신장 지역 인권탄압 등의 문제는 타협할 수 없는 영역이고, 중국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인만큼 양국간 긴장도가 어느 수준까지 높아질 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