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희비 갈린 지방금융…증권 등 비은행이 효자 노릇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1.02.0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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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희비 갈린 지방금융지주/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실적 희비 갈린 지방금융지주/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지방금융그룹이 코로나19(COVID-19) 영향이 드리워진 첫해 상반된 성적표를 공개했다. BNK금융은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JB금융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2년 연속 2위 자리를 지켰다. DGB금융은 JB에 밀린 순위를 되찾진 못했지만 성장세를 이어갔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금융그룹 순이익은 BNK금융, JB금융, DGB금융 순으로 많았다. BNK금융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7.6% 줄어든 519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JB금융은 6.3% 늘어난 3635억원의 순이익을, DGB금융은 8.1% 증가한 3323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올렸다.



이들 금융그룹이 코로나19 악재를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었던 건 비은행 계열사가 효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 열풍이 증권사 실적을 견인했다. ‘코로나의 역설’인 셈이다.

특히 BNK금융, DGB금융의 경우 비은행 부문이 은행의 부진을 메웠다. BNK금융에 속한 BNK투자증권, BNK자산운용의 순이익은 전년과 비교해서 각각 154.3%, 204% 증가했다.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DGB캐피탈 순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31.4%, 30.8% 늘었다.



3개 지방금융그룹 모두 비은행의 이익 비중이 높아져 ‘은행 쏠림’ 현상도 개선할 수 있었다. 예컨대 DGB금융의 비은행 이익 기여도는 43.8%로 높게 나타났다. 이자이익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도 다변화됐다. 비은행 계열사가 이끈 덕분에 BNK금융의 수수료이익은 전년보다 47.6% 증가했다.

코로나19발 수익성 악화가 현실이 되고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 실적은 대체로 부진했다. 선제적으로 쌓은 충당금도 순이익을 갉아먹었다. JB금융의 전북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의 순이익이 줄었다. 전북은행은 중금리 대출을 확대한 효과 등에 따라 순이익이 전년대비 13.4% 증가했다.

은행의 수익성은 떨어졌지만 건전성은 양호했다. 코로나19발 대출 만기일이 아직 다가오지 않아 건전성 관리가 수월했다. 3개 금융지주 모두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를 전년보다 개선했다. 은행 원화대출이 많게는 12.1%까지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양호하다.


실적 희비가 갈렸지만 BNK금융과 JB금융의 배당성향은 동일하게 20%였다. KB금융, 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그룹도 마찬가지다. 앞서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은행들에 배당성향을 20% 이내에서 정하라고 권고했는데 권고안에 딱 맞춘 숫자다. 이들 금융그룹은 하반기 배당성향을 상향 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주주환원정책을 다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방금융그룹은 올해도 비은행, 비이자이익 부문을 키워 실적을 방어할 방침이다. 아울러 리스크 관리를 좀더 면밀히 할 계획이다.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잇겠다”고 밝혔다. 명형국 BNK금융 전략재무부문장은 “올해는 비은행, 비이자이익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충당금전입액을 축소해 6000억원대 순이익을 올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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