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올리고, 옐런 내리고…말 한마디에 출렁이는 비트코인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1.02.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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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 사진제공=뉴시스비트코인 / 사진제공=뉴시스


비트코인이 날개를 달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비트코인 사랑'이 이어지면서 연일 고공행진이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보고 무작정 비트코인을 사들이기 전에 '비관론'도 되새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오후 4시 현재 글로벌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코인마켓캡 글로벌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4만8000달러(한화 약 5360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중 4만8251.6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은 개당 5000만원을 넘겼다. 역시 사상 최대치다. 이날 오후 4시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1개당 5100만원 안팎에 거래됐다. 다른 거래소인 빗썸에서는 5080만원 수준이다.

가상자산에 긍정적인 소식들이 연달아 전해진 영향이다. 8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최근 총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치) 규모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테슬라 측은 현금 수익원을 다양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후 가상자산(암호화폐)에 추가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가 전기차 모델Y 등을 판매할 때 화폐 대신 비트코인을 받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그는 대표적인 가상자산 옹호론자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 자기소개란을 '#비트코인(#bitcoin)'으로 바꿨다.

당시에도 시장은 반응했다. 매수세가 이어지며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이날 테슬라의 비트코인 대량 매수소식까지 더해지자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머스크 CEO가 가상자산 시장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다만 미국 월가 등에선 머스크 CEO가 과도한 개입으로 시장을 교란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트코인에 대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발언이 나오자 비트코인 가격이 내려앉았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옐런 장관은 지난달 19일 "암호화폐는 돈세탁과 범죄활동 등에 쓰인다"며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8일 4만2000달러를 넘었다가 옐런 장관의 발언이 나온 같은 달 19일 3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도 앞서 "가상화폐는 투기자산이고, 돈세탁에 쓰인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업계에선 영향력 있는 인사들의 비트코인 관련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머스크 CEO의 발언에 시장이 즉각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반대로 부정적인 전망도 언제든 터져나올 수 있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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