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이후 8개월만에 돌아온 달러강세 배경에 '서학개미'(개인 해외주식 투자자)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매수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사들이 달러 매수세가 강세를 이끌었다는 얘기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원/달러 환율은 1097.5원이다. 전월1095.1원에서 2.4원 오른 것으로 8개월만의 상승전환이다. 이달 5일에는 1120원대에 진입하면서 지난해 11월 9일 이후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1월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는 52억달러(한화 5조8000억원)다. 전월대비 99.1% 상승한 규모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무역흑자인 39억6000만달러보다 31.3% 큰 규모다. 무역으로 벌어들인 달러보다 많은 양이 해외 주식매입에 쓰이면서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인 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 기자
"이전까진 없던 현상 '외환개미' 현상…장기적으론 달러약세 지속"
개인 투자자가 미치는 영향력은 커졌지만 중장기적으로 환율 상승세를 지속시킬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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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든 정부의 1조9000억달러 규모 부양정책이 예고돼있는 데다 연방준비위원회(Fed)도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간다는 기조여서다. 달러 약세 기조가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공격적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며 "장기적으로 달러약세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도 "'서학개미'의 해외주식투자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순항하고 있고 미국의 경기부양정책도 이어지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개인투자자의 영향력이 지금처럼 크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