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무산' 현대·기아차 주가 와르르…그래도 희망은 있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김소연 기자 2021.02.09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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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 사진제공=애플허브 인스타애플카 / 사진제공=애플허브 인스타


'애플카 협력설'로 고공행진하다 '협상 무산설'에 뒤통수를 맞았다. 연초 이후 한달간 현대차그룹주 흐름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이슈가 현대차그룹의 성장 추세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아직 현대차의 '애플카' 생산 가능성을 '제로'로 일축하기에는 섣부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8일 현대차 (249,000원 ▼6,500 -2.54%)는 전 거래일 대비 1만5500원(6.21%) 내린 23만4000원에 마감했다. 기아차는 14.98% 급락해 8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모비스 (253,000원 ▲1,000 +0.40%)(-8.65%), 현대위아 (58,100원 ▼1,300 -2.19%)(-11.90%), 현대글로비스 (191,800원 ▼900 -0.47%)(-9.50%) 등도 급락했다.

현대 기아차 관련 전기차 부품주들도 함께 미끄러졌다. 한온시스템 (6,080원 ▼100 -1.62%)은 3.27% 하락했고 만도 (33,200원 ▲100 +0.30%)(-7.48%), 에스엘 (32,750원 ▼1,150 -3.39%)(-9.31%), 평화정공 (11,590원 ▼380 -3.17%)(-6.72%) 등도 큰 폭으로 빠졌다. 우리산업 (13,720원 ▼120 -0.87%)(-12.20%)과 화신 (11,900원 ▼470 -3.80%)(-16.26%)도 급락했다.

한온시스템은 전기차 E컴프레서를 생산하고 에스엘은 제네시스 대부분 모델에 LED램프를 납품한다.


우리산업은 전기차 열관리시스템에 핵심인 부품을 생산한다. 평화정공은 현대차 전기차에 전장도어시스템을 납품한다. 화신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뼈대인 섀시 부품사다.

이날 현대차는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이날은 지난달초 현대차그룹의 애플카 관련 보도 이후 현대차가 관련해 재공시하겠다고 밝힌 기한이다.

현대차-애플 협력설은 지난달 8일 국내 언론 보도에서 비롯됐다. 같은 날 현대차는 "다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다"고 공시해 기대감을 키웠다.

이후 기아차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애플카를 생산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미국 CNBC, WSJ(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 보도까지 이어졌다.

'애플 전문가'로 알려진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도 "첫번째 애플카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현대차그룹과 애플카의 장밋빛 전망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지난 주말 블룸버그 보도다. 블룸버그는 지난 5일(현지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과 현대차그룹이 최근 논의를 중단했다"며 "애플이 다른 완성차 업체와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카 프로젝트를 비밀에 부쳐온 애플이 관련 논의가 외부로 새어나가면서 "화가 났을 것"이라며 "양사 간 논의가 언제 재개될지도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애플카' 협력이 무산되더라도 현대차그룹의 펀더멘탈(기초체력)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을 내놨다. '애플카' 협력업체 후보로 거론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글로벌 위상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슈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위상이 확대되고 멀티플(목표배수)은 상향됐다"며 "애플카 논의가 중단돼도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경쟁력 강화를 통해 언젠가는 도달할 수준이었다"며 "애플카가 촉매제·기폭제가 돼서 그 시점이 앞당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좌측부터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사진제공=현대차현대차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좌측부터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사진제공=현대차
그는 "오직 애플카 이슈에만 집중해서 매수한 투자자를 고려하면 이날 장 초반이 가장 약하고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 협력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이번 이슈로 현대차가 탑플레이어로서 위상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애플카 이슈로 주가가 빨리 움직인 점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인 추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밸류체인(가치사슬)은 애플에 쏠리는 등 현대차가 하청업체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던 만큼 현대차 나름의 실익 등을 따진 결과 무산됐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시만으로 현대차그룹과 애플카 협력 가능성을 완전히 접기엔 이르다고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의 공시를 살펴보면 애플 관련 언급이 타 해외 기업과 미묘하게 다르다는 분석이다.

김진우 연구원은 "다수의 해외기업과 '자율주행 전기차' 협업을 검토 중이라고 하고 애플과는 '자율주행' 협의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한 점은 눈에 띈다"며 "불확실하지만 '전기차'는 협의한다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한 자동차 업종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생산 협력'이면 모를까, '자율주행 개발'만 언급한 만큼 '안하는 듯하다가 결국엔 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있다"며 "미국 공장이 무노조인 점과 공장 캐파(생산능력) 증설 여력 등을 고려하면 현대차가 적합한 협업 대상인 점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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