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백산수'도 없앤다…라벨없는 생수, 시장판도 바뀔까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1.02.0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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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다수·백산수'도 없앤다…라벨없는 생수, 시장판도 바뀔까


국내 대표 생수 점유율 1위인 '제주삼다수'와 3위 '백산수'도 연내 무라벨 제품이 출시된다. 지난해 12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이 시행된 데 따른 것이다. 편의점 등 유통채널에서도 자체 브랜드 무라벨 생수를 속속 내놓으며 생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울 수 없게 되면서 40%에 이르는 독보적 삼다수 점유율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모아진다.



제주삼다수·백산수 무라벨 제품 출시 준비 중… 무라벨 생수 시장 확대 전망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개발공사는 연내 생수병 몸체에 라벨이 없는 제주삼다수 생수를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친환경 TF(태스크포스)를 꾸려 무라벨 생수 도입을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백산수도 상반기에 라벨 없는 생수 제품이 나온다. 농심 (368,500원 ▼4,000 -1.07%)은 올 상반기 중 무라벨 백산수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가 시행되고 친환경 흐름이 이어지면서 이에 맞춰 백산수도 무라벨 제품을 출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국내 생수 '빅3' 업체가 모두 무라벨 생수를 출시하게 됐다. 앞서 생수 점유율 2위의 '아이시스'를 생산하는 롯데칠성 (127,100원 ▼800 -0.63%)음료도 지난해 1월 국내 최초로 무라벨 생수인 '아이시스 에코'를 출시한 바 있다. 아이시스 에코는 지난해 1010만개가 판매됐다. 롯데칠성음료는 소비자 호응이 꾸준해 판매 채널 확대 등을 통해 아이시스 에코 판매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도 무라벨 생수 자체 제작에 뛰어들었다. GS리테일 (20,300원 ▼150 -0.73%)은 이달 중순부터 PB(자체상품) 생수 중 '유어스DMZ맑은샘물 번들'(6입)을 무라벨 상품으로 출시해 편의점 GS25와 GS수퍼마켓, GS프레시몰에서 판매한다. CU 또한 PB 생수 '헤이루 미네랄워터'를 무라벨로 교체키로 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무라벨 PB 생수 '초이스엘 세이브워터 에코'를 출시했고 상반기 중 모든 생수에 라벨을 붙이지 않기로 했다.


빅3와 PB 상품 모두 교체되며 무라벨 생수 판매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수 경쟁 치열해질듯… 무라벨에 점유율 40% 1위 삼다수 위협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무라벨 생수가 진열되어 있다./사진= 뉴시스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무라벨 생수가 진열되어 있다./사진= 뉴시스
대신 라벨이 없어지며 생수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주삼다수의 시장 점유율 1위 자리가 위태로워질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무라벨로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울 수 없게 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상대적 저가 브랜드 생수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 국내 생수 1위인 제주삼다수의 점유율은 40% 수준으로 독보적이다. 이어 아이시스, 백산수, 평창수 등 순이다. 이 점유율은 매년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라벨 생수로 생산하면서 수원지나 미네랄 함량 등 물과 관련된 정보를 제품 포장에서 없애거나 최소한의 정보를 작은 병뚜껑에 적어 넣어야 해 제품 간 차별화가 어려운 부분이 있어 PB나 인지도가 낮은 제품에 유리한 부분이 있다"며 "제주삼다수에는 위협이, 다른 업체들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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