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하려고, 대중교통 겁나서…운전학원 뜻밖의 '코로나 특수'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1.02.0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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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걱정돼서 지하철 말고 자가용 타고 다니려고요."

서울 노원구 도봉운전면허시험장에서 만난 김지현씨(20)는 코로나가 걱정돼 운전면허 취득을 서두른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북적대는 지하철,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을 타는 건 위험하다"며 "면허를 빨리 따 가까운 거리는 부모님 차라도 끌고 다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8일 서울 노원구 도봉 운전면허시험장을 찾은 사람들/사진=홍순빈 기자8일 서울 노원구 도봉 운전면허시험장을 찾은 사람들/사진=홍순빈 기자


2020년 신규운전면허 취득자, 전년보다 19%↑...면허학원 매출도 늘어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이동 시 자가용 이용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자동차 운전면허학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대외활동이 줄면서 생긴 개인 시간을 활용해 운전면허를 따려는 사람이 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운전면허 취득자 수는 72만6355명으로 전년보다 9.9% 증가했다. 2017년(60만2명), 2018년(60만1597명), 2019년(66만606명) 등 3년 연속 60만명대를 유지한 것과 비교해도 증가한 수준이다.

면허취득자가 늘면서 운전면허학원의 매출도 증가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자동차 운전면허학원의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9% 증가했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2월부터 자동차 운전면허학원의 매출이 전년 대비 늘기 시작했다. 연구소는 "3밀(밀집, 밀접, 밀폐) 공간인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보다 자기 자신만의 운송수단을 이용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 자동차 운전면허학원의 매출이 증가했다"고 했다.

배달하려고, 대중교통 겁나서…운전학원 뜻밖의 '코로나 특수'
외부 활동 줄면서 면허에 시간 투자하는 사람들...배달때문에 오토바이 면허도 인기
코로나19 유행으로 외부 활동이 줄자 이참에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사람도 있었다. 운전면허학원에서 만난 대학생 박훈준씨(가명)은 코로나19로 인턴, 대외활동 등이 취소되자 그동안 미뤄왔던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학원을 찾았다.


박씨는 "상반기에 인턴을 할 생각이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채용 공고도 많이 안 떴다"며 "미뤘던 숙제를 끝내는 것처럼 운전면허를 지금이라도 따려 한다"고 말했다. 취업을 준비 중인 이지헌씨(22)도 "코로나 때문에 여유시간이 많아 지금이 아니면 언제 따냐는 심정으로 왔다"라고 말했다.

자동차뿐 아니라 오토바이를 개인 이동수단으로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배달 수요 증가도 오토바이 면허 취득에 불을 붙였다. 지난해 이륜차(오토바이) 운전면허 시험 응시는 13만9344건으로, 2019년(11만9772건) 응시건수에 비해 16.3% 증가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중교통 이용보다는 개인이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오토바이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늘었다"며 "배달 수요 증가로 오토바이 배달원 취업을 위해 이륜차 면허 시험을 보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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