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공모주간...균등배정 다시보자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1.02.09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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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연초부터 숨가쁘게 이어지던 공모주 청약 일정이 이번주 한주 쉬어간다. 뷰노, 씨이랩, 오로스테크놀로지 등 일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외 청약 일정은 없다.

설 연휴 직후 청약 일정이 다시 본격화된다. 매주 2~5개의 청약이 예정돼 있다. 공모주 투자전략을 고민해볼 시점이다.



특히 올해부터 적용된 균등배정에 주목해야 한다. 균등배정으로 투자전략에 따라 배정 공모주 수가 크게 차이날 수 있다.

단돈 5만원에도 할 수 있는 공모주 균등배정 투자
균등배분은 그동안 '돈 놓고 돈 먹기'라는 지적을 받아온 공모주 청약 문턱을 낮추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발표한 'IPO(기업공개) 공모주 일반청약자 참여기회 확대방안'에 따라 일반청약자에게 배정된 공모 물량의 50%를 균등 배분한다.



예를 들어 일반청약자 배정 물량이 24만주인 A공모주가 있다고 하자 이중 12만주가 균등배정 물량이다.

만약 일반 청약 참여자가 6만명이면 균등배정 물량인 12만주가 2주씩 배분되고 나머지(12만주)는 각 청약 증거금에 따라 비례배정된다.

올해 초 진행된 공모주 일반 청약에서는 씨앤투스성진을 시작으로 핑거 (8,400원 ▼70 -0.83%), 솔루엠 (25,250원 ▼50 -0.20%), 레인보우로보틱스 (169,500원 ▼1,600 -0.94%), 아이퀘스트 (3,805원 ▲455 +13.58%), 피엔에이치테크 (15,680원 ▼830 -5.03%) 등이 균등배정했다.


균등배정의 가장 큰 장점은 적은 돈으로도 공모주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소 청약증거금만 채우면 균등배정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예컨대 확정공모가 1만원의 A공모주(일반청약 물량 5만주)에 5000명이 청약에 참여했다고 하자. 균등배정 방식이면 최소 청약주수(10주)의 청약금인 5만원만 넣어도 균등배정 물량인 2만5000주를 5000명이 각각 5주씩 배정 받는다.

비례배정 방식일 경우 경쟁률이 중요하다. A주의 일반청약 경쟁률이 1000 대 1이라고 가정하면 5000주의 최소 청약금인 2500만원을 넣어야만 5주를 받을 수 있다.

중요해진 공모주 배정물량…돈보다 머릿수가 중요
균등배정 방식으로 바뀌면서 눈치 싸움은 더 치열해졌다. 주관사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균등배정 물량이 크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상장한 솔루엠이 그렇다.

솔루엠은 지난달 21, 22일 양일 간 미래에셋대우,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등 5개 주관사를 통해 일반청약을 실시했다. 실시 결과 희비는 엇갈렸다.

최소 청약물량인 10주를 청약한 결과 미래 5주, KB·하나·신한 3주, 삼성 1주의 균등배정 물량을 받았다. 균등배정 물량의 차이 때문이다. 미래와 KB은 각각 공모물량의 55%, 15%, 하나와 신한은 13%, 12%, 삼성은 5%의 물량 밖에 받지 못했다.

결국 청약금을 더 넣는 것보다 계좌 수를 늘리는게 중요해졌다. 예를들어 4인 가족 모두 미래에셋대우에서 계좌를 만들어 각각 최소 청약증거금(8만5000원)으로 솔루엠 일반 청약에 신청했다면 34만원에 20주를 얻을 수 있다.

한편 차명계좌 활용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균등배정 방식이 도입되면서 최소 청약증거금만 넣는 계좌들이 크게 늘었다"며 "큰 손들은 떠나고, 공모시장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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