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판 내가 키운다"…잘 팔리는 '오큘러스 퀘스트2'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21.02.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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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3일 만에 판매량 1만대 넘어...콘텐츠 동반 성장 "VR 시장 본격 개화" 기대감

오큘러스 퀘스트2 /사진=SKT 5GX 홈페이지오큘러스 퀘스트2 /사진=SKT 5GX 홈페이지


페이스북의 최신형 혼합현실(M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이하 '퀘스트2')가 국내에 출시된지 3일 만에 1만대 이상 팔렸다. 국내 가상현실(VR) 기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퀘스트2의 판매처 SK텔레콤은 지난 2일 출시 후 평일인 지난 5일까지 이 기기를 1만대 가량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통채널 중 하나인 11번가에서만 출시 1시간 만에 약 700대, 3일 동안 약 4000대정도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3일 만에 1만대 넘게 팔린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출발이 굉장히 좋다"고 했다.



퀘스트2는 지난해 10월 전세계에 출시된 VR콘텐츠용 HMD(헤드마운티드 디스플레이) 기기다. 전작에 비해 무게가 10% 정도 가벼워졌고 무선 연결이 가능해 머리에 쓰고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해상도도 높아져 VR기기의 불편함 중 하나로 꼽히던 어지럼증도 개선됐다고 한다. PC에 연결하면 기기 사양보다 높은 고품질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현재 64GB 모델 기준 41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오큘러스 퀘스트2' 글로벌 돌풍…기기·콘텐츠 동반 성장
퀘스트2는 이미 글로벌 출시 후 4개월 동안 누적 100만대 이상 팔리는 등 해외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외에서 퀘스트2 판매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자 업계에선 VR 기기와 콘텐츠 국내 시장이 두루 개화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나타난다.



퀘스트2의 글로벌 판매가(64GB 기준 299달러)가 진화된 스펙에도 퀘스트1보다 100달러 정도 저렴해졌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VR 전성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기대되는 핵심 이유는 '콘텐츠'다. 국내에 VR 기기가 도입된 것은 2019년 오큘러스 고(GO)에 이어 두번째이지만 당시에는 VR이 대중화 단계까지 이르진 못했다. 기기를 구매해도 보편적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보급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오락용 콘텐츠나 비대면 생활을 보완하기 위한 실감 콘텐츠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VR용 콘텐츠가 적잖게 보급돼 있다는 것이다.

퀘스트2만 해도 기기를 구입하면 오큘러스 플랫폼의 대표 VR 게임 200여종을 즐길 수 있다. VR 리듬 게임 '비트 세이버(Beat Saber)', 배틀로얄 VR게임 '파퓰레이션 원(Population One)', 국내 사업자가 개발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리얼 VR 피싱(Real VR Fishing)' 등이 제공된다.


SK텔레콤이 개발한 가상 소셜 월드 '점프VR' /사진=SK텔레콤SK텔레콤이 개발한 가상 소셜 월드 '점프VR' /사진=SK텔레콤
"실감 콘텐츠 생태계 만들 적기"…국내 IT업계 합종연횡
업계에서도 VR 등 실감 콘텐츠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광범위하게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레로 '퀘스트2'의 공식 수입처인 SK텔레콤은 카카오 VX와 넥슨, 마블러스 등과 VR 콘텐츠 개발과 대중화를 위해 협력 중이다. 오큘러스 고 출시 이후로 이어진 협력이다. 이들은 △SKT 점프 VR △프렌즈 VR 월드 △크레이지월드 VR 등 콘텐츠를 개발해왔다. 모두 현재는 오큘러스 고에서 이용할 수 있지만 연중에는 퀘스트2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에는 VR과 AR(증강현실), MR 콘텐츠 제작소 '점프스튜디오'를 기반으로 한 5G(5세대) 이동통신용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한다고도 밝힌 바 있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퀄컴, 벨 캐나다, KDDI 등과 XR(확장현실) 얼라이언스를 출범하고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KT도 지난해 8K VR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실감 콘텐츠 제공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AR·VR 콘텐츠를 비롯한 실감 콘텐츠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분야다. 애플도 내년 1분기 VR 헤드셋을 출시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오는 2025년 글로벌 AR∙VR 시장 규모는 2800억달러(약 319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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