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오른다"…원유 곱버스 탄 불개미, 곡소리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1.02.05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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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오른다"…원유 곱버스 탄 불개미, 곡소리


새해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WTI 인버스 레버리지 투자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초 원유 가격은 배럴당 50달러 전후로 예상됐으나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자발적으로 감산에 나서면서 원유 가격은 약 1년만에 55달러를 돌파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거래소에서 배럴당 WTI는 전날보다 1.69% 오른 55.69달러로 장을 마쳤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전인 지난해 1월 22일(56.74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유가는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번주에는 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들의 산유량이 시장 예상보다 줄면서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로이터통신 조사 결과 OPEC의 생산량은 지난 1월 하루 2575만배럴로 7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다만 예상보다 증가폭이 적었다. 여기에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2~3월에 하루 10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원유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입게 됐다.

4일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85원 0.00%)은 전날보다 4.52% 떨어진 950원을 기록했다. 이날 장중 945원까지 떨어져 상장 이래 최저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유가 급락으로 기록한 사상 최고가 2만6500원 대비로는 96.4%가 하락했다.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 QV 인버스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도 4% 이상 하락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는 50~55달러의 유가 수준을 원하고 있다"며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분기 경제 지표 개선,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 시작, 백신 접종으로 인한 코로나19 우려 등이 추가적으로 유가를 밀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편 원유는 지난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원유 레버리지 상품 가격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전날보다 5.36% 오른 59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WTI가 50달러대였던 2월 1만2000원 대비 20분의 1 수준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누적 수익률이 아닌 일간 수익률의 배수 수익률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원유 가격이 10% 상승 후 10% 하락해 총 수익률이 -1%가 된다고 할 때 2배 레버리지 상품은 -2%가 아니라 -4%가 된다.

롤오버 비용도 차감해야 한다. 롤오버는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근월물 만기가 돌아오기 전에 팔고 차근월물로 갈아타는 것을 말한다. 유가 하락기에 선물 근월물보다 원월물이 더 싸면 ETN 운용사들은 손해를 보고 원월물을 사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급하게 하락한 데 반해 상승세는 완만했기 때문"이라며 "레버리지 상품은 장기투자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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