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 10배줌 카메라 우리가" 갤럭시S21 '파격' 만든 직원들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1.02.0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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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삼성전자 갤럭시S21 카메라 개발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카메라그룹 김한응 프로, 경험기획팀 이주희 프로, 카메라 그룹 서정파 프로(왼쪽부터) /사진=삼성전자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카메라그룹 김한응 프로, 경험기획팀 이주희 프로, 카메라 그룹 서정파 프로(왼쪽부터) /사진=삼성전자


"고정관념을 깨면 혁신이 됩니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1'의 최대 강점을 꼽으라면 단연 카메라 기능이다. 갤럭시S 시리즈 최초로 광학 10배줌 기능(울트라 모델)을 지원한다. 소프트웨어(SW)로 사진을 확대하는 디지털 방식과 달리, 광학은 이미지 센서와 여러 개 렌즈 초점거리를 늘리거나 좁혀 멀리 있는 피사체를 당겨 촬영한다. 이 때문에 화질 저하가 없다. 10배 이상 고배율 광학 줌 카메라는 하나같이 렌즈 경통이 길쭉하게 튀어나왔고 렌즈 구경도 크다. 센서와 렌즈 간 일정 거리가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갤럭시S21 카메라가 파격적인 이유다. 삼성은 어떻게 조그만 스마트폰에 광학 10배 줌 기능을 구현할 수 있었을까.

지난 2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갤럭시S21 카메라 개발 주역인 무선사업부 카메라그룹 서정파 프로, 김한응 프로, 경험기획팀 이주희 프로를 만나 개발 후일담을 들어봤다.



카메라 상식을 깼다…광학 10배줌의 비결은 두 번 굴절되는 '듀얼 폴디드 줌'
삼성전자 갤럭시S21 울트라에 적용된 듀얼 폴디드 줌. 초점거리 확보를 위해 두번 굴절되는 방식을 적용했다. /사진=삼성전자삼성전자 갤럭시S21 울트라에 적용된 듀얼 폴디드 줌. 초점거리 확보를 위해 두번 굴절되는 방식을 적용했다.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카메라에 적용된 광학 10배줌 기능의 비결은 '듀얼 폴디드 줌' 기술이다. 폴디드 줌은 잠망경 원리를 이용, 렌즈로 들어온 빛을 굴절 시켜 기존 스마트폰 디자인으로도 광학 줌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광학 줌 렌즈를 달려면 몸체 부피가 크고 무거워야 한다는 기존 카메라 상식을 깬 기술로, 전작 갤럭시S20 울트라(광학 4배줌)에 첫 적용 됐다. 하지만 1년 만에 광학 10배 줌 수준으로 늘리는 건 쉬운 과제가 아녔다. 초점거리를 그만큼 더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 개발팀이 찾은 해답은 폴디드 줌을 이중으로 적용하는 것. 문제는 빛이 굴절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계속 늘어난다는 점. 개발팀 최대 난제였다고 한다. 서정파 프로는 "굴절 과정에서 빛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사진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한계였다"며 "하지만 카메라 내부 반사 표면 거칠기에 따라 빛 손실 정도가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고, 여러 차례 테스트를 반복하며 절충점을 찾은 결과, 광학 10배줌에서 지금처럼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센서 기술도 더욱 막강해졌다. 이주희 프로는 "전작 갤럭시S20 울트라와 화소수(1억800만 화수)는 같지만 확실히 다른 센서로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갤럭시S20 울트라에 적용된 이미지 센서부터 9개 픽셀을 하나로 합치는 노나 비닝 기술이 탑재됐는데 간혹 발생했던 색 오류를 이번에 확실히 잡았다. 색 오류는 픽셀을 합치는 과정에서 실제 색과 다르게 표현되는 현상이다. 또한 12bit RAW(저손실) 촬영을 지원해 후보정 시 전문가급 편집을 할 수 있다. 일반 DSLR(디지털일안반사식) 카메라 뺨치는 기능이다.
"DSLR 카메라 능가하는 폰카 만들겠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카메라그룹 서정파 프로, 경험기획팀 이주희 프로, 카메라 그룹 김한응 프로(왼쪽부터) /사진=삼성전자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카메라그룹 서정파 프로, 경험기획팀 이주희 프로, 카메라 그룹 김한응 프로(왼쪽부터) /사진=삼성전자
갤럭시S21 시리즈는 모델별로 카메라 사양에 차이는 있지만, 모두 전작을 뛰어넘는 강력한 카메라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다. 가령, 20배 이상 확대 촬영을 하면 '줌 락' 기능이 자동으로 켜진다. 고배율 촬영에서도 흔들림을 잡아주는 역할이다. 듀얼 픽셀 렌즈와 레이저 AF(자동초점)을 결합해 초점 잡는 속도가 전작과 비교해 정확하고 빨라졌다.

한층 개선된 AI(인공지능) 기술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인물, 풍경, 일몰 등 촬영자가 찍고 싶은 게 무엇인지, 어떻게 찍고 싶은 것인지 의중을 파악해 원하는 결과물을 보여준다. 물론 상황적 여건에 따라 오류가 많을 수 있다. 이를 보정하기 위해 개발팀은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필드 테스트를 진행했다.


김한응 프로는 "빛의 변화에 따라 사진이 크게 변하기 때문에 일기 예보를 보고 하루는 부산에 가고, 하루는 산꼭대기에 올라간 적도 있다"며 "직접 촬영해보고 비교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에 현장을 자주 이동했다"고 말했다.

개발팀의 다음 과제도 스마트폰 카메라다. 궁극적으로 크기가 작으면서도 DSLR 수준의 화질을 구현하는 게 목표다. 서 프로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선행 기술을 실험하면서 발전시키고 있다"며 "다음 제품을 기대해 달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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