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목한 '소부장 대표株' 미래컴퍼니, 주가 재조명받나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1.02.0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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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글로벌 1위 정밀 그라인딩 업체. 디스플레이에서 반도체 장비진출 '눈 앞'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미래컴퍼니 (28,500원 ▲200 +0.71%)가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대장주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정밀 그라인딩 세계 1위인 미래컴퍼니는 한 때 시가총액이 1조3000억원에 달했던 소부장 대표기업이다.



올해 초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소부장 으뜸기업'에 선정된데 이어, 2차전지와 반도체 장비로도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 수년간 전방산업인 디스플레이 시장이 위축되면서 성장이 둔화됐으나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TV, 모니터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도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세계1위 에지 그라인더+레이저 커팅 기술확보
정부가 주목한 '소부장 대표株' 미래컴퍼니, 주가 재조명받나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컴퍼니는 지난달 말 LG디스플레이로부터 60억원의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수주를 받았고, 이 밖에 다수의 전자 전기업체들과 장비납품을 논의하는 중이다.



미래컴퍼니 (28,500원 ▲200 +0.71%)의 기술력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주력 제품은 에지 그라인더인데 국내 최초 자체 개발에 성공한 아이템으로 미래컴퍼니의 현재(세계 점유율 1위)를 있게 한 품목이다.

에지 그라인더는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패널의 바깥 면과 모서리를 균일하게 연마하는 장비다.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은 거대한 유리를 얇게 자르고 여기에 각종 물질을 첨가해 패널을 만든다.

이후 패널은 TV, 노트북, 휴대폰 등 제품 크기에 맞춰 잘린다. 이 과정에서 패널 끝에 미세한 금이 생기고 잘린 단면도 거칠다. 이를 그대로 쓰면 쉽게 깨지거나 불량이 난다.


단면을 깔끔하게 연마하면 강도가 높아지고 불량률도 크게 줄어드는데, 여기에 쓰이는 장비가 다이아몬드 휠을 장착한 에지 그라인더다. 여기에 단면 검사장비도 있다. 레이저 커팅 기술도 개발했는데, 이 부분에서 최근 성과가 좋다.

불량 OLED 패널을 정상품으로 바꾸는 '꿈의 기술'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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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본사에서 만난 미래컴퍼니 김준구 대표는 "기존 에지 그라인더는 단면이 깔끔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레이저는 이보다 못하지만 다양한 소재를 원하는 모양으로 쉽게 자를 수 있다는 강점이 무척 크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레이저 리페어 장비기술도 확보했다"며 "OLED는 제조공정에서 불량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를 수리해 정상품으로 바꾸는 꿈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술들은 폴더블, 롤러블폰은 물론 QNED(퀀텀닷나노발광다이오드)와 마이크로 LED, UTG(Ultra Thin Glass)까지 활용도가 높은데 이와 관련한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지난 3년간 연평균 매출액의 5%를 넘는 약 90억원을 R&D에 투자하고 전체 구성원의 60%가 엔지니어로 구성된 미래컴퍼니 기술경영의 결과물이다.

◇반도체 장비시장 진출, 조만간 성과예상

주목할 것은 미래컴퍼니의 사업이 반도체 장비시장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IT기기들이 소형화되는 추세라 반도체도 '경박단소' 가 트렌드다.

이에 따라 반도체 웨이퍼 또한 얇고 가늘게 가공되어야 하며, 웨이퍼의 형상을 정밀하게 가공하면서 강성을 높이는 기술이 요구된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정밀하게 가공해 강성을 높이는 기술로 세계 시장 점유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미래컴퍼니의 기술력이 반도체 장비로 확장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특히 반도체 웨이퍼 정밀 가공분야는 해외업체들이 독점해 온 시장이라 미래컴퍼니의 추가적인 성장동력으로 기대된다.

김 대표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우리의 그라인딩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반도체 웨이퍼 정밀 가공 기술 분야로 진출하려는 것은 맞다"며 "반도체 공정은 해외 의존도가 높지만, 우리가 메인 공정 국산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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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의 기대도 크다. 김장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래컴퍼니가 모색하고 있는 반도체 공정 장비진출은 최대 고객사향"이라며 "양산검증이 완료되는 2021년부터 가시적 성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2차전지 사업도 속도…전고체 2차전지 국책과제 선정
미래컴퍼니는 2차전지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차전지는 배터리셀을 감싸는 쿨링 플레이트가 중요하다. 열을 식히는 역할을 하는데 가공이 정밀하지 못하면 부분별로 온도가 달라져 배터리 수명이 짧아지고 폭발하기도 한다.

미래컴퍼니는 특유의 정밀 연마기술로 쿨링 플레이트를 균일하게 가공하고 검사하는 장비 사업화에 성공했다.

기존 2차전지보다 획기적인 성능을 지닌 전고체전지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액체로 구성된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인데 구멍이 뚫려도 폭발하지 않고 충전 용량도 클 뿐 아니라 휘는 형태로도 만들 수 있다. 가볍기까지 하다.

미래컴퍼니는 지난해 6월 산업통상자원부의 국책과제 주관기업(씨아이에스, 디에이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참여)으로 선정돼 50㎠ 이상급 전고체전지 셀 제조장비 개발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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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수술로봇과 3D센서 부문도 주목할 포인트다. 2018년 3월 출시한 복강경 수술로봇 레보아이는 2018년 8월 첫 국내 납품이 시작됐고 해외 진출도 성공했다. 지난해 최초로 여성전문병원에도 레보아이 공급을 성공하면서 부인과로도 적용 분야를 확대해 나가는 중이며, 쵀담도 영역, 대장·항문 분야의 클리니컬 데이터 또한 성공적으로 확보해 나가는 중이다.

김 대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 자립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삭가공 기술 개발과 반도체 메인 공정 개발을 투트랙(Two-track)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소부장 으뜸기업 선정으로 세계 최고의 연삭가공 기술을 인정받은 만큼 디스플레이, 반도체, 이차전지 등 다양한 분야로 세계시장 진출을 서두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의 평가도 좋다. 최근 TV용 디스플레이 패널은 베젤이 없어지고 IT기기의 디자인도 다양화되는 추세다. 이런 트렌드가 강화될수록 미래컴퍼니의 고정밀•다형상 연삭•가공기술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폴더블용 커버 윈도우 재료로 활용되고 있는 초박막형 강화유리(UTG) 가공과 패널 밑에 카메라를 탑재하는 UDC, UPC 기술,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에 필요한 3D 곡면 가공기술이 대세를 차지할 것"이라며 "미래컴퍼니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들을 구현할 수 있는 연마가공, 레이저 토탈 솔루션을 보유한 흔치 않은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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