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공모주의 그림자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1.02.04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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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새해부터 공모주 열기가 뜨겁다. 지난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으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앞다퉈 청약에 몰리면서 경쟁률은 1000대 1을 훌쩍 넘고 있다.



다만 상장 이후 주가는 천차만별이다.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까지 나오고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레인보우로보틱스 (161,400원 ▼3,600 -2.18%)는 시초가 대비 30% 뛴 2만6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시초가는 공모가(1만원)의 2배인 2만원으로 결정돼 이른바 '따상'에 성공했다.



반면 이날 함께 상장된 와이더플래닛 (16,620원 ▼680 -3.93%)은 시초가 대비 19.68% 떨어진 2만원을 기록했다. 공모가(1만6000원)는 웃돌았지만, 시초가 부근에서 매수한 투자자라면 손해를 피할 수 없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은 모두 8곳(스팩, 재상장 제외)이다. 이 중 따상을 기록한 곳은 레인보우로보틱스, 선진뷰티사이언스, 모비릭스 세 곳이다.

따상에 성공했다고 해서 마음을 놓을 순 없다. 선진뷰티사이언스 (8,050원 ▼30 -0.37%)는 상장 이틀간 상승 후 4거래일간 하락세다. 현재 주가는 2만3800원으로 공모가(1만1500원)는 웃돌았지만, 첫날 따상 가격(2만9900원) 대비로는 20.4% 밑돌고 있다. 모비릭스 (8,410원 ▼260 -3.00%)도 현재가가 2만8100원으로 따상(3만6400원) 가격 대비 23%가 낮다.


공모가가 희망 밴드의 최상단 또는 밴드를 초과해서 결정되는 데다, 시초가에서 다시 한번 '뻥튀기'되다보니 상승 흐름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올해 상장된 8곳 중 5곳은 공모가가 기존에 제시된 밴드를 초과해서, 3곳은 밴드 상단에서 결정됐다.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공모가가 밴드를 초과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씨앤투스성진 (2,750원 ▲80 +3.00%)은 현재 주가가 2만3200원으로 공모가(3만2000원)도 밑돌고 있다. 씨앤투스성진은 수요 예측에서 경쟁률 1010대 1을 기록하며 흥행에도 문제가 없었다. 심지어 전체 참여 기관 중 39.1%가 공모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제시하기도 했다. 기관투자자들까지 공모주 쟁탈전을 벌였다는 얘기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를 사면 무조건 돈을 번다는 인식이 퍼지다보니 투자 경력이 짧은 투자자들은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상향 조정돼 공모주들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고, 공모 기업들이 늘어나다보면 결국 공모 투자에 실패하는 사례가 생기면서 시장이 적정 가격을 찾아갈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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