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투자사' 주가조작 주범, 징역12년…法 "국민 모두에게 손해"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1.02.0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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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라임자산운용사진제공=라임자산운용


'라임 자금'이 들어간 상장사를 주가 조작해 수십억원을 챙긴 일당의 주범 이모씨에게 1심 재판부가 징역 12년과 벌금 1800억원을 선고했다.

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상용)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일당 중 주가 조작 행위를 주도한 이씨에게 징역 12년에 벌금 1800억원을 선고했다.



이씨와 함께 기소된 일당 10명에게도 징역 1~7년, 벌금 1억~900억원을 선고했다. 임원급으로 갈수록 높은 형량과 금액이 선고됐다. 1명은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 이씨 등이 저축은행 주식담보 대출 등을 자금원으로 상장사를 무자본 인수하고 유상증자와 해외 투자를 유치한 것처럼 허위 외관을 만들었다"며 "또 투자금을 이용해 신규사업을 한 것처럼 꾸며 주가를 부양한 후 주식을 모두 매도해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시세조정 및 사기적 부정거래가 개입된 조직적 범죄로 보인다"며 "국내 투자자들이 확인하기 어려운 해외 기업들과 형식적인 업무 협약 등을 단순 체결해놓고 마치 세계 일류 기업과 공동 기술을 개발하는 것처럼 홍보,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부양했다"고 말했다.

이씨 일당은 1조6000억 원 규모의 환매중단사태를 빚고 있는 라임자산운용 자금이 투입된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를 무자본 M&A 방식으로 인수한 뒤 주가를 부양하고 이를 팔아넘겨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에스모의 실사주 이모 회장과 조모씨 지시 아래 2017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코스닥 상장 자동차 부품업체 에스모를 무자본 인수·합병(M&A)한 뒤 주가를 조작한 혐의다. 이씨 등은 부당이득을 취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주식 대량보유(변동) 보고 공시를 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이씨 등 일당이 시장 규율을 무력화했다"며 "자본시장의 정상적 자본흐름을 크게 왜곡하는 이런 범행은 투자자 보호를 어렵게 하고 증권시장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다"며 "건전한 투자자들이 증권시장에서 이탈하게 만들어 궁극적으로 국민 모두에 손해를 끼친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씨 등이 시세조종을 한 행위 자체는 인정되나 검사 제출 증거만으로는 사기적 부당거래로 인한 주가 상승 이득분을 분리·산정하기 충분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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