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LG 배터리' 성과급 노사 갈등…"300% vs 245%"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1.02.0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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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자료사진 /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자료사진 /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연봉반납으로까지 이어진 SK 반도체 성과급 논란이 이번엔 LG 배터리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성과를 낸 LG에너지솔루션(LG화학 (316,500원 ▼3,000 -0.94%) 전지사업부문)이 성과급을 놓고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내에선 노조 제안 수준 자체가 턱없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가운데 탁월한 영업이익을 낸 석유화학부문과 배터리부문이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 여론도 나온다. 배터리 성과급 논란이 어떻게 봉합될지 관심이 쏠린다.



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화학·LG에너지솔루션노조는 최근 조합원들에게 배터리부문 노사협의 결과를 공지하고 "회사 측이 기본급 대비 245%의 성과급을 오는 8일 지급한다는 안을 내놔 의견이 불일치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분할 시점 이전인 지난해 사상 최대인 30조원이 넘는 매출액(30조575원)과 전년 대비 185.1% 늘어난 2조353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탁월한 성과를 냈다.



석유화학이 2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1조9679억원)을 내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배터리사업도 388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019년(-4543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흑자 전환했다. 배터리사업은 특히 12조355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 증가에 톡톡하게 기여했다.

사정이 이런터라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의 실망감은 더 크다. 한 직원은 LG화학 및 LG에너지솔루션 직원 대상 익명 온라인앱을 통해 "석유화학이 400%, 생명과학이 300%의 성과급을 책정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배터리 부문에 245%를 제안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조합이 제안한 300% 안 자체가 너무 낮다는 의견도 있다. 배터리부문이 의미있는 실적을 기록한 만큼 보다 높은 수준의 요구안을 마련했어야 회사 측의 제시안도 높아졌을거라는 것이다.


영업이익이 2조원에 육박하는 석유화학부문이 400%의 성과급을 받는데 비하면 4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을 낸 배터리부문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적에 비하면) 245%도 많다"거나 "다른 회사 영업이익률을 감안하면 (제안을) 잘 받은 셈"이라는 반대 의견이 나온다.

대부분 산업계가 코로나19(COVID-19) 직격탄을 맞았다. 이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우량 기업들이 속속 위기 속 선전을 펼친 성적표를 받아들며 뜻밖의 성과급 논란이 불거진다. 최태원 회장의 연봉 반납을 불러온 SK하이닉스 사례가 대표적이다.



SK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4%나 늘어났음에도 성과급이 동결되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확산됐다. 최 회장의 연봉 30억원 반납에도 좀처럼 불만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도 불만 달래기에 나섰지만 별무소용이다.

LG 배터리부문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지만 경쟁사들은 그마저도 부럽다. LG에너지솔루션과 특허분쟁을 벌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 (111,000원 ▼1,700 -1.51%)은 지난해 정유사업부문에서 2조2228억원, 배터리부문에서 4265억원 적자를 내는 등 총 2조5688억원 연간 적자를 냈다. 배터리 성과급을 언급할 분위기가 아니다.

글로벌 배터리3강 삼성SDI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전년비 45.2% 늘어난 6713억원 영업이익을 내고 배터리 부문도 흑자를 시현했지만 기대엔 미치지 못했다. 초과이익성과급(OPI)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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