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SOS, 코로나19 백신 개발 5개사 "제도·비용 지원해 달라"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1.02.0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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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3만명 규모 임상 3상 진행에 2000억원 들어"…정부 "올해 백신 임상지원 예산 680억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2일 '미래와의 대화, 코로나 클린국가로 가는 길: 국산 백신 로드맵, 코로나19 백신 자주권' 토론회를 이광재 의원(원주시갑,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과 공동개최했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2일 '미래와의 대화, 코로나 클린국가로 가는 길: 국산 백신 로드맵, 코로나19 백신 자주권' 토론회를 이광재 의원(원주시갑,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과 공동개최했다.


"현재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 백신 개발 관련 프로토컬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임상 3상과 백신 접종을 구분해 진행하기보다 기존 출시된 백신과 비교 임상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면 경제적 이점도 있고 임상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이상목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개발실장)

"국내에선 발병률이 낮아 대규모(2만~4만명) 임상 3상 효력시험이 쉽지 않다. 질병관리청·식약처·전문가 협의를 통해 방어능 상관계수(COP)를 확보하고 기존 허가 받은 백신과 비교임상을 할 수 있게 해달라."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유바이오로직스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에 백신 개발 기간 단축을 위한 지원을 요청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2일 국회 의원회관 제1영상간담회의실에서 '미래와의 대화, 코로나 클린국가로 가는 길: 국산 백신 로드맵, 코로나19 백신 자주권' 토론회를 이광재 의원(원주시갑,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과 공동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5개 기업은 백신 개발 현황과 각 제품별 특징, 연내 개발 가능성 타진 및 변이 바이러스에 대비한 업체별 전략 등을 소개했다. 국내 코로나19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 2건을 비롯해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유바이오로직스 등이 개발 중이며, 모두 1상~1/2a상 단계에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으며 NBP2001, GBP510 두 백신후보물질을 바탕으로 자체 백신 개발도 진행 중이다. 회사는 NBP2001은 임상 1상, GB510은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상목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개발실장은 "올해 3분기 정도에 두 프로젝트의 중간결과를 확인하고 최종후보 백신을 선정해 대규모 임상 3상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백신이 출시되는 시기는 늦어도 2022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 개발되는 백신은 효과·유통편의성에서 장기적으로 최적화된 백신"이라며 "코로나19의 '게임 클로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창율 셀리드 대표는 "1세대 백신은 LG화학과 함께 안동 동물세포실증센터에서 대량생산을 준비하고 있다"며 "3월 중순 경 150명 대상 2a상을 진행하고 6월 경 1000명 대상 2b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 8월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셀리드가 개발 중인 'AdCLD-CoV19'는 아데노바이러스 백터 기반 백신이다. 암 치료용 백신으로 사용된 전력이 있으며 기존 40여명 암 환자에 150차례 투여된 바 있다.

강 대표는 "1세대 백신을 6개월 정도 뒤쫓아가면서 변종 바이러스 3종(영국·남아공·브라질)도 개발하고 있다"며 "T세포 반응 유도가 잘 돼 장기적인 예방효과를 갖고 있고 코로나19 감염 차단 효능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제넥신은 단독 개발이 아닌 바이벡스, 제넨바이오, 국제백신연구소, KAIST, 포스텍 등과 협업한 컨소시험 형태로 백신을 개발 중이다. 회사는 해외 임상 3상을 진행할 경우 비용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하며 정부 지원을 호소했다.

우정원 제넥신 사장(연구소장)은 "'GX-19'를 개발하다 변이바이러스가 나온 후 'GX-19N'으로 교체해 개발하고 있다"며 "올해 3월 초 2a상에서 150명 대상 투여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는 감염률이 잘 통제되고 있어 3상을 진행하기 적절하지 않다"며 "면역반응으로 3상을 진행하는 게 허가되지 않으면 해외 임상시험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3만명 규모 임상시험의 경우 2000억원 정도 비용이 소요돼 회사가 직접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회에 정부 측 토론자로 참여한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단장은 코로나19 관련 IRB(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 승인기간을 단축해 달라는 개발사 측 요구에 대해 "IRB는 임상시험기관이 참여할 때 일일이 신청을 받아야 하고 각 의료기관의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 병원에서 여러 기관의 IRB를 진행하는 위탁 IRB나 공동 IRB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면역대리지표를 통한 3상 연구와 관련해선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주도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지표 타당성을 말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묵 단장은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에 "코로나19치료제백신사업단이 1상, 2상을 합쳐서 100억원에 못 미치는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올해 국회로부터 받은 백신 임상시험 지원 예산은 약 680억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680억원을) 5개 회사에 배분하면 금액이 충분하지 않고 최대 2000억원이 투입되는 3상 임상시험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며 "백신 개발을 위한 예산 확보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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