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풀리기만 벼르나…물량 쌓아둔 큰손, 94.8% '외국인'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1.02.03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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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풀리기만 벼르나…물량 쌓아둔 큰손, 94.8% '외국인'


공매도 풀리기만 벼르나…물량 쌓아둔 큰손, 94.8% '외국인'
지난해 3월 증시 폭락으로 공매도를 금지하기 직전 매도 잔고를 대량으로 쌓아놨던 기관투자자의 94%가 외국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3월16일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 여부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가 공매도 시장을 ‘외국인 놀이터’라고 규정짓고 막판 점검에 나선 배경이다.



2일 한국거래소 공매도포털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증시의 추가 급락을 막기 위해 공매도 금지를 시행한 2020년 3월16일 기준 당시 공매도잔량 대량 보유자로 신고한 기관투자자는 모두 479개(코스피 151개·코스닥 328개)였다.

이중 국적이 대한민국인 증권사나 운용사는 30개, 전체 중 6.2%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영국,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에 국적을 둔 외국계 증권사와 펀드, 운용사로 확인됐다.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는 신고 의무가 있다. 해당 종목의 상장주식 총수의 0.5% 이상의 주식수 또는 금액으로 10억원 이상을 공매도 물량으로 잡아둘 경우 의무적으로 거래소에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그만큼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두었다는 의미인 만큼 공매도 잔고가 많을수록, 잔고 대량보유자가 많을 수록 주가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코스피 지수가 폭락했던 3월 초로 시점을 앞당기면 공매도 잔량 대량보유자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95.3%까지 올라간다.


주로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크레디트 스위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알려진 외국 금융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는 메리츠종금, 삼성증권, 한양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일부 종목에 공매도 잔량을 쌓아뒀다고 신고했다.

10개월 가량 지난 1월27일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공매도 잔량을 여전히 대량보유 중이라고 신고한 기관(종목별 중복 포함)은 39개로 줄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94개로 감소한 상태다. 이중 국내 기관은 7개다. 비중으로만 따지면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여전히 93~94%대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공매도 금지조치에도 불구하고 유동성공급자(LP) 및 시장조성자(MM), 증권상품(ETF·ETN·ELW) 유동성공급자(LP)의 헤지거래 호가 등으로만 예외적으로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이를 감안해도 외국인의 공매도 포지션이 과도하게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여당은 지난달 31일 고위당정청 협의회에서 공매도 금지 연장여부를 안건으로 올려 논의했지만 결론짓지 못했다.

민주당 정책위 핵심관계자는 “지난주 ‘게임스톱’ 사태 후폭풍으로 외국계 헤지펀드의 갑작스러운 환매가 우리 증시를 흔들며 7%대 조정장세로 밀어 내리는 등 공매도 재개시 예상되는 상황을 추가 점검키로만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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