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삼비는 1등인데 ERA가 5점대? '세이버'로 반성한 남자 고영표 "반드시 고쳐야" [★기장]

스타뉴스 기장=한동훈 기자 2021.02.0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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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 /사진=kt wiz고영표. /사진=kt wiz


"제 볼삼비에 5점대 평균자책점은 문제가 있다고 봤어요."

KT 위즈 고영표(30)는 세이버메트릭스에 관심이 많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세밀하게 뜯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영표는 뛰어난 볼넷/삼진 비율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았던 평균자책점에 주목했다.

세 시즌 만에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고영표는 요즘 정말 행복하다. 고영표는 1일부터 시작된 KT의 부산 전지훈련서 첫날부터 불펜투구를 실시하며 의욕을 불태웠다. 특히 다승이나 이닝 등 겉으로 쉽게 보이는 지표보다는 숨겨진 수치를 파고 들어 발전을 다짐했다.



2015년 1군에 데뷔한 고영표는 2017년과 2018년 KT의 고독한 토종 에이스로 버텼다. 군복무를 마치고 11월 말 돌아왔다. 그사이 배제성(25), 소형준(20) 등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다. 고영표도 이제는 경쟁하는 처지다.

고영표는 스스로 가장 보완해야 할 점으로 위기관리능력을 꼽았다. 고영표는 "볼넷/삼진 비율이 좋은데 평균자책점이 너무 높다. 득점권에서 그만큼 약했다는 이야기다.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 삼진을 잡았더라면 그만큼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라 반성했다.



고영표는 풀타임 선발로 뛴 2017년과 2018년 283⅔이닝을 소화했다. 탈삼진 259개를 낚는 동안 허용한 볼넷은 불과 41개다. 이 기간 200이닝 이상 투구한 선수 중 고영표가 K/BB 6.32로 1위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5.11이나 된다. 득점권 피안타율도 무려 0.341다. 빼어난 탈삼진 능력을 위기 상황에서는 발휘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고영표는 자신의 세부 스탯을 뜯어보며 약점을 스스로 진단한 것이다. 고영표는 "메이저리그를 보다 보니 사이영상을 뽑을 때에도 K/BB라든지 이닝당출루허용율(WHIP)와 같은 통계를 중요하게 여기더라. 투수로서 내 가치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이런 지표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인 목표는 일단 건강이다. 고영표는 "팀에 오랜만에 왔다. 바뀐 점도 많아 적응하는 단계다. 야구를 마음껏 할 수 있어서 마냥 행복하지만 경쟁도 해야 한다. 아프지 않고 완주하면서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 다음은 풀타임 선발이다. 고영표는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선발투수가 돼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 두 자리 승수도 하고 싶고 득점권 피안타율과 WHIP 감소에 포커스를 맞추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기다려 준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팀이 어려울 때 고생한 투수라고 생각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이제는 팀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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