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태풍 계절'도 바뀌나…"한반도 관통 '가을 태풍' 더 는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1.02.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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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인도 몬순 강화→한반도 향하는 ‘가을 태풍’↑

[좌: 2019년 9월 한반도에 영향을 준 3개 태풍(링링, 타파, 미탁)의 진로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의 위치(검정 점선: 2019년, 실선: 평년)를 나타냄, 우: 한반도 상층에 고기압 패턴(빨강 음영), 동중국해의 강한 남서 지향류(벡터), 인도 북서부의 대류 강화(파랑 등치선)를 보여줌]자료=포스텍[좌: 2019년 9월 한반도에 영향을 준 3개 태풍(링링, 타파, 미탁)의 진로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의 위치(검정 점선: 2019년, 실선: 평년)를 나타냄, 우: 한반도 상층에 고기압 패턴(빨강 음영), 동중국해의 강한 남서 지향류(벡터), 인도 북서부의 대류 강화(파랑 등치선)를 보여줌]자료=포스텍


인도 몬순 변동성이 동아시아 대기 흐름을 바꿔 한반도 가을 태풍에 영향을 끼친다는 과학적 근거가 처음 제시됐다.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 박사과정 성민규 씨 연구팀은 인도 북서부의 비정상적인 대류 활동이 북서태평양의 가을철 태풍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 인자임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기록적으로 많은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줬던 2019년 9월의 동아시아 대기순환 패턴을 분석해 이끌어낸 결과다. 이번 연구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공주대학교, 국립기상과학원, 영국기상청 등이 참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2019년 9월은 1904년 관측 이래 가장 많은 3개의 태풍이 연달아 한반도에 영향을 미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연구팀은 동중국해 지역에 형성된 극단적인 남서풍(지향류)이 태풍을 한반도 방향으로 진행시킨 것을 파악한 뒤 기후모델 시뮬레이션 자료를 이용해 이런 이례적인 대기순환이 나타날 가능성과 그 원인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인도 북서지역에서 발생한 매우 강한 대류활동이 대류권 상층에 거대한 파동(로스비파)을 활성화시켜 한반도와 일본에 걸쳐 강한 고기압성 순환을 만들었기 때문임을 밝혀냈다.

최근 한반도의 ‘잦아지는 가을 태풍’의 원인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특정 사례에 대해 관측과 모델 자료를 정량적으로 비교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최신 CMIP6 다중모델 자료와 영국기상청의 대량 앙상블 시뮬레이션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로 태풍을 유도하는 대기순환 패턴이 외부적 요인, 즉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내부적 요인(인도 몬순 강화)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확률적으로 비교했다.


그 결과 해양 온난화를 통한 점진적인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뚜렷하지 않은 반면, 인도 북서지역의 강한 대류활동이 한반도의 가을철 태풍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몬순 대류가 평소보다 강할 경우, 2019년 9월과 같은 극한 사례가 발생할 확률이 1.5~3배 이상 증가한다”고 밝혔다.

민 교수는 “가을 태풍은 강한 위력으로 우리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데 이에 대한 예측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도 몬순을 보다 주의 깊게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인도 몬순이 강해지고 그에 따라 한반도로 향하는 가을 태풍이 늘어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성과는 ‘미국기상학회보’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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