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회장' '포니정'…韓산업 역사 쓴 범현대家 1세대 잠들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1.3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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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사진=머니투데이DB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사진=머니투데이DB


정상영 KCC (265,000원 ▼5,000 -1.85%) 명예회장이 타계하면서 범(汎) 현대가 창업 1세대가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현대그룹 창업주이자 '왕회장'으로 불린 고(故)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필두로 이들 형제들은 한국 근현대 산업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는 평가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1915년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 아산리에서 아버지 정봉식과 어머니 한성실씨 사이에서 6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한국 대표 기업 '현대'를 창업해 우리나라 창업 1세대이자 한국 경제발전 기틀을 닦은 거목으로 일컬어진다.

해방 1년이 지난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를 설립하면서 건설업의 잠재력에 눈떴다. 이듬해 현대건설의 전신 '현대토건사'를 설립, 이를 기반으로 6.25 전후 복구사업을 수행하면서 한국 경제사 전면에 등장했다. 이후 자동차와 중공업, 전자 등 국가 기간산업분야에 과감히 진출했고 명실공히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주역 기업인 중 한명으로 올라섰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199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이력이 있고 1998년 84세 고령에 소떼를 이끌고 방북을 성사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시작하는 등 남북간 경제협력의 새 시대를 여는데도 일조했다.

왕회장의 바로 아랫 동생인 고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은 1920년생으로 2006년 타계했다. 1951년 현대건설 전무로 입사해 1961~1976년 현대건설 (33,250원 0.00%) 사장을 맡아 맏형과 함께 그룹의 초석을 다졌다.

1976년 현대건설 사장직 내놓고 퇴사해 중공업 중심의 '한라 (2,015원 ▲5 +0.25%)그룹'을 창업했으며 시멘트와 건설, 조선소, 제지, 중장비 등 생산 계열사를 잇따라 설립해 한 때 한라를 재계 12위 그룹으로 키우기도 했다.


범 현대가 1세대 중 3남인 고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은 2005년 83세 일기로 별세했다. 1970년 현대건설 부사장까지 올랐고 이후 현대건설에서 떨어져 나온 현대시멘트 사장을 맡았다. 이를 모태로 성우그룹을 키웠는데 1987년에 자동차 부품회사 성우오토모티브를, 1995년에 성우종합레저를 설립했다.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사진=머니투데이DB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사진=머니투데이DB
4남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은 1928년생으로 2005년 눈을 감았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아버지이자 '포니정'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57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큰 형의 일을 돕다 1967년 현대차 (237,000원 ▼7,000 -2.87%)를 설립한 뒤 사장에 취임했다. 이후 자동차 외길 인생이 시작됐는데 1968년 현대차 1호차인 코티나를, 1974년 국내 최초 고유모델 '포니'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1999년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으로 취임해 건설인으로 제 2의 인생을 걸었다.

왕 회장의 여동생 고 정희영 여사는 1925년생으로 지난 2015년 타계했다. 남편은 고 김영주 한국프랜지공업 명예회장이다.

한편 범 현대가 1세대 중 5남 신영씨는 동아일보 기자로 재직하다 1962년 30대 초반 이른 나이에 독일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외아들이 현재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그룹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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