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없다' KCC 계열분리 마무리, 삼형제 독립경영 강화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1.01.3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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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장남 정몽진 KCC 회장, 둘째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막내 정몽열 KCC건설 회장.(왼쪽부터)장남 정몽진 KCC 회장, 둘째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막내 정몽열 KCC건설 회장.


정상영 KCC (230,000원 ▼5,500 -2.34%) 명예회장이 30일 별세한 가운데 2세 승계 작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인의 유족에는 부인 조은주 여사와 정몽진 KCC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등 3남이 있다.

업계에서는 삼형제가 지난해말 계열분리를 마무리 지어 사후 경영권 분쟁의 소지가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계열분리를 통해 올해 본격적으로 형제의 독립경영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KCC그룹은 장남 정몽진 회장이 KCC를, 둘째 정몽익 회장이 KCC글라스를, 막내 정몽열 회장이 KCC건설을 각각 나눠 경영하고 있다.

정몽진 회장은 2000년 정상영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21년째 KCC그룹을 이끌고 있다. 고 정상영 명예회장은 2004년 KCC 보유 주식 중 일부인 77만3369주(7.35%)를 세 아들에게 분산 증여했다. 이 과정에서 정몽진 회장이 KCC의 최대 주주가 됐다. 정몽진 회장은 이후 꾸준히 KCC 주식을 매수해 지분율을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8.55%로 늘렸다.



정몽익 회장은 KCC 내에서 유리·인테리어 관련 사업을 총괄하며 형을 도왔다.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회장을 중심으로 한 계열분리는 2019년부터 본격화됐다.

2019년 7월 KCC가 KCC글라스로 인적분할을 결정했고 지난해 1월 신설법인 KCC글라스가 출범했다. 이로써 정몽진 회장 밑에서 KCC 대표이사를 맡아온 정몽익 회장이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KCC글라스를 맡게 됐다.

지난해 9월에는 KCC글라스가 KAC를 흡수합병키로 결정했다. 이들의 합병은 KCC그룹 형제 분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마지막 조치라는 분석이다.


합병 전 KCC글라스 지분은 정몽진 KCC 회장과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이 각각 16.4%, 8.8%씩 보유하고 있었다. 반면 KAC는 정몽익 회장이 25%, KCC글라스가 19.9%,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4.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실질적으로 그룹 내 유리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정몽익 회장이 KCC글라스 지분을 19.49%까지 끌어올리며 최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KCC 수석부회장이던 정몽익 회장이 사실상 독립한 셈이다. KCC글라스의 자산 총계는 합병 당시 기준 1조6750억원 규모다.

삼남 정몽열 회장은 2005년부터 KCC건설을 독자경영해왔다. 정몽열 회장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KCC(36.03%)에 이은 KCC건설의 2대 주주다. 정상영 명예회장은 2016년 KCC건설 보유 지분 전량을 정몽열 회장에게 증여했다.

이처럼 고 정상영 명예회장은 생전에 삼형제의 사업을 분리시키고 지배구조 개편의 큰 틀을 마무리지었다. 때문에 잡음없이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 정상영 명예회장이 생전 보유했던 지분의 상속 문제가 남아있다. 고인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KCC 5.05%, KCC글라스 5.41%를 보유하고 있다.

형제간 그룹 내 계열사 지분정리도 남아 있어 향후 형제간 주식 교환 등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직 최대 주주가 아닌 정몽열 회장이 KCC(5.28%)와 KCC글라스(2.76%) 보유 지분을 이용해 KCC건설 최대 주주로 올라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KCC 관계자는 "아직 명예회장의 지분 정리에 대해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 "앞으로 상속 등의 여부와 형제간 얽혀있는 지분 정리도 추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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