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누구를 선택할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비스비 주제네바 미국대표부 차석대사는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비공식 WTO 각료 회의에서 "미국이 다른 회원국과 함께 WTO 개혁에 건설적으로 참여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은 이 모든 어려운 문제들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말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결선을 치르고 있는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나이지리아 전 재무·외무장관(오른쪽).(FILE - This file photo combo shows the candidates for the WTO Director-General selection process at the headquarters of the World Trade Organization (WTO) in Geneva, Switzerland, pictured from Wednesday to Friday, July 15 - 17, 2020, Yoo Myung-hee, of Korea, left and Ngozi Okonjo-Iweala, of Nigeria. The World Trade Organization says South Korea’s trade minister and a Harvard-trained former Nigerian finance minister have qualified as the two finalists to become the next director-general, ensuring a woman in the top job for the first time. WTO spokesman Keith Rockwell said Thursday, Oct. 8, 2020 that a selection committee found Ngozi Okonjo-Iweala of Nigeria and Yoo Myung-hee of South Korea qualified for the final round in a race expected to end in the coming weeks. (Martial Trezzini, Salvatore Di Nolfi/Keystone via AP, File) / 사진제공=AP뉴시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중국 견제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9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강경한 접근책을 택한 건 옳았다"고 밝히는 등 바이든 행정부 역시 대중 강경입장 이어가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다자주의 체제 복귀를 천명한 바이든 정부가 기존 입장을 바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로 선회할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이와 관련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면서 세계은행 총재를 지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미국이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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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글리츠 교수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많은 미국인이 세계 무역에 품은 우려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지도자이며 WTO의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바이든 정부가 차기 WTO 사무총장을 놓고 조만간 EU·한국·일본 등과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유 본부장의 거취도 미국의 결정에 따라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 통상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생각해보면 미국의 지지후보 검토 입장을 내놓았다는 것은 기존 지지의사를 철회할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다만 중국과의 갈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유 본부장이 마지막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