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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분쟁' 판박이…대웅-메디톡스 '보톡스 전쟁' 2차전 돌입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1.01.30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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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미국 FDA에 이노톡스 조사 요청' 반격…6년째 승자없는 싸움 지속

'LG-SK 분쟁' 판박이…대웅-메디톡스 '보톡스 전쟁' 2차전 돌입


2016년부터 이어진 대웅제약 (142,000원 3500 -2.4%)메디톡스 (186,900원 5500 -2.9%) 간 보툴리눔 톡신 균주 전쟁이 또다시 시작됐다. 이번엔 대웅제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이노톡스'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며 반격에 나섰다. 지난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나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을 FDA 조사를 통해 뒤집겠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 "이노톡스 허가취소, ITC 소송 흔들 것"


대웅제약은 안전성 시험 자료 위조로 지난 26일 국내 품목허가 취소된 이노톡스에 대한 조사를 미국 FDA에 요청하겠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대웅제약 측은 "2013년 이노톡스의 판매권을 도입한 미국 엘러간(현 애브비)이 현재 임상 3상 시험을 하고 있다"며 "미국 FDA에 제출한 안전성 시험자료가 국내와 마찬가지로 조작됐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8일 약사법을 위반한 메디톡스의 이노톡스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메디톡스가 의약품 품목허가 및 변경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안정성 시험자료를 위조하는 등 약사법 제76조를 위반한 데 따른 것이다.

대웅제약이 미국 FDA에 조사를 요청한 것은 이번 이노톡스 허가취소가 지난해 나온 ITC 최종 판결을 뒤집을 카드라고 보기 때문이다. 대웅제약 측은 "이노톡스는 미국에서 메디톡스의 관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유일한 연결고리였다"며 "이노톡스의 허가 취소는 ITC 소송 존립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019년 메디톡스와 미국 엘러간은 손을 잡고,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와 기술을 절취해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미국명 주보)'를 개발했다'며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ITC는 지난해 12월 나보타의 미국 내 수입을 21개월간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반면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이 같은 행보를 오히려 환영했다. 미국 FDA의 조사를 통해 대웅제약이 거짓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질 것이란 입장이다. 또 엘러간에 기술수출한 'MT10109L'는 미국과 유럽의 기준에 맞춰 시험을 마친 제품으로 이노톡스와는 별개의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대웅제약 나보타 / 사진제공=대웅제약대웅제약 나보타 / 사진제공=대웅제약
6년째 지루한 공방 중…엘러간만 이득
이로써 지난해 ITC 최종판결로 일단락될 기미를 보이던 두 회사의 전쟁은 2라운드에 돌입했다. 2016년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이 자사의 균주를 도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된 전쟁이 6년째 이어지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지루한 공방이 결국에는 승자 없는 싸움으로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수백억원을 쓰면서 소송을 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이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소송 결과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사업에 타격을 입었고, 메디톡스는 또다시 공방을 이어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메디톡스가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ITC 소송에 461억원을 썼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만 280억원 가량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소송까지 합치면 소송 비용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의 싸움으로 엘러간만 득을 본다는 지적도 나온다. 엘러간은 ITC 소송 덕분에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경쟁제품인 나보타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냈다.


정치권에서도 국내사들 간의 분쟁을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처럼 ITC를 통해 배터리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소송 비용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양사가 싸우면 남 좋은 일만 시킨다"며 "미국 정치권도 빨리 해결하라고 한다. 정말 부끄럽다"고 말했다.

보톡스기획]메디톡스 이노톡스 / 사진제공=없음보톡스기획]메디톡스 이노톡스 / 사진제공=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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