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쿠쿠 K-렌털, 말레이시아 '제2의 안방'인 이유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1.01.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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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쿠쿠 K-렌털,  말레이시아 '제2의 안방'인 이유


코웨이 (54,000원 ▼2,200 -3.91%)쿠쿠홈시스 (21,800원 ▼100 -0.46%) 등 국내 렌털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코웨이는 현지에서 '국민기업'으로 불리며 말레이시아 정수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쿠쿠홈시스가 2위로 코웨이를 바짝 추격하며 한국 업체들끼리 경쟁하는 모양새다. 향후 전망도 밝아 청호나이스, SK매직 등 업체들도 잇따라 말레이시아에 뛰어들고 있다. 말레이시아가 K-렌털의 제2의 안방시장으로 불리는 이유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렌털업체 중에서 말레이시아에 처음으로 깃발을 꽂은 건 코웨이다. 정수기 렌털사업은 1998년 국내에서 처음 시작됐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블루오션이었지만 코디(제품 관리 서비스 인력)가 이용자의 집을 방문하는데 대한 부담감 등으로 해외 진출은 쉽지 않았다.



렌털업체들은 진입장벽이 낮을 것으로 보이는 시장을 물색했다. 말레이시아가 그렇게 찾은 시장이다. 당시 말레이시아는 노후화된 상수도 인프라 등으로 정수기를 비롯한 여러 형태의 물 비즈니스가 활성화돼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군소 업체들이라 제품 품질이 낮고 필터 교환 등의 관리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또 매년 6~9월 시즌에는 인도네시아에서 화전농업으로 불어오는 헤이즈(연기를 타고 날아온 미세연기) 때문에 공기질도 좋지 않다.

이런 점을 고려해 코웨이는 2006년 말레이시아에 법인을 세우고 이듬해 한국형 렌털 서비스를 선보였다. 시간과 비용을 들이면서 렌털 사업을 꾸준히 알렸고, 2010년 '마시는 물도 식품'이라는 창의적인 발상으로 발상의 전환으로 '할랄' 인증을 획득하며 현지화에 성공했다. 말레이시아의 국가 수질개선 프로젝트 사업도 성장의 원인 중 하나다.
코웨이의 말레이시아 코디(왼쪽)과 고객의 모습./사진제공=코웨이코웨이의 말레이시아 코디(왼쪽)과 고객의 모습./사진제공=코웨이
현재 코웨이 해외매출의 약 70%가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다. 코웨이의 말레이시아 법인은 2013년 매출 719억원을 기록했고 2016년 1430억원으로 늘었다. 2019년 매출액은 5263억원으로 전년 대비 50%가 늘었으며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4878억원을 기록했다. 렌털계정수는 2017년 65만3000개에서 2018년 97만6000개, 2019년 134만4000개, 지난해 3분기 164만계로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이 45%에 이른다.



코웨이 뒤를 이어 쿠쿠홈시스가 2015년 말레이시아에 들어갔다. 현재 말레이시아 매출이 쿠쿠홈시스 해외매출의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

쿠쿠홈시스의 말레이시아 렌털계정수는 현재 약 100만개를 넘어서면서 2015년 진출 이래 매년 135%의 고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이로써 코웨이와 함께 양강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쿠쿠홈시스는 제품의 현지 조달을 위한 해외 제조 공장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이외에도 청호나이스는 2018년 2월 말레이시아에 진출했으며 SK매직도 같은해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렌털업체는 정수기 외에도 공기청정기, 비데 등 청정 생활 가전 품목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정수기시장은 업체 대부분이 관리 서비스가 없었고 소비자가 직접 필터를 교체해 사용했기 때문에 주기적인 서비스를 갖춘 한국형 렌털 관리시스템이 인기가 높다"며 "말레이시아 정수기시장 절대강자인 코웨이에 이어 SK매직과 청호나이스까지 진출하면서 신기술과 서비스 경쟁 등을 통해 시장이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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