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170명이 3년 매달린 이 게임…'리니지 아성' 흔드나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1.01.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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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픽셀 '그랑사가', 구글 매출 탑10 진입…리니지M·2M·세븐나이츠2 위협

엔픽셀 '그랑사가'.엔픽셀 '그랑사가'.


엔픽셀의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그랑사가'가 화려하게 데뷔했다. 지난 26일 출시 이후 양대 스토어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단번에 매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 판도를 뒤흔들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출시 3일만에 매출 6위까지 껑충…안정적 서비스·탁월한 게임성 호평
그랑사가는 27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9위에 이어 29일엔 6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애플 앱스토어에선 최고 매출 3위를 기록했다. 다운로드 합계 역시 100만 건을 돌파하며 흥행모드에 돌입했다. 성과는 출시 전부터 예견됐다. 비공개시범테스트(CBT), 광고, 공식 유튜브 영상, 쇼케이스를 통해 올 상반기 가장 기대되는 게임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출시 전 사전예약자 500만 명을 끌어모아 흥행 기대감도 높였다. 국내 사전예약자 500만명을 넘은 모바일 게임은 엔씨소프트 '리니지M', '리니지2M',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정도다.

안정적인 서비스로도 호평받고 있다. 대규모 이용자가 몰렸음에도 서버를 체계적으로 구성, 특별한 렉 현상이나 대기열 없이 쾌적한 환경 속에서 플레이를 제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랑사가는 언리얼4 엔진을 기반으로 모바일 화면에서도 높은 수준의 애니메이션풍 그래픽 퀄리티를 구현했다. 모바일 셰이더를 개발해 시원한 컬러감과 감성적인 디자인, 거대한 스케일의 배경을 자랑한다.



넷마블 '세븐나이츠2'.넷마블 '세븐나이츠2'.
신규 IP 앞세운 모바일 대작 등장…메이저 히트작과 경쟁 볼거리
업계의 관심은 그랑사가의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모아진다. 초반 여세를 몰아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자리를 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에선 리니지형제가 장기간 주도권을 잡고 있다. 리니지M은 2017년 6월 출시 후 줄곧 매출 1위다. 2019년 11월 리니지2M이 출시된 이후 잠시 왕좌를 내줬지만, 다시 1위에 복귀해 두 게임의 양강 체제가 굳어졌다. 지난해 7월 출시한 넥슨 '바람의나라:연'이 매출 2위로 리니지형제를 잠시 갈라놓은 게 전부다.

리니지 형제에 이어 구글플레이 매출 3위인 넷마블 '세븐나이츠2'와의 경쟁도 볼거리다. 그랑사가 개발을 주도한 배봉건, 정현호 엔픽셀 공동대표가 '세븐나이츠2' 탄생에 일조했기 때문이다. 두 대표는 세븐나이츠2의 원작인 세븐나이츠 개발의 주역이다. 세븐나이츠는 2년 넘게 매출 순위 톱10을 유지한 대작이다.

배·정 대표는 세븐나이츠의 개발사 넥서스게임즈의 공동 창업자다. 2014년 넥서스게임즈는 넷마블에 인수되면서 사명을 넷마블넥서스로 바꿨다. 2016년 말 두 대표는 넷마블넥서스의 지분 22.5%를 넷마블 지분 1.61%와 교환하고 넷마블을 떠났다. 엔픽셀 창업 후 배·정 대표는 170여명의 개발자들과 3년 넘게 그랑사가 개발에 매진했다. 엔픽셀은 개발력을 인정받아 게임사 시리즈A 역대 최대 규모인 600억원을의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업계는 그랑사가가 시장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본다. 간만에 신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대작이 등장하면서 신규 사용자 유입을 촉진시킬 것이란 기대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게임사들이 기존 IP를 재활용하는 추세속에서 새로운 IP의 선전이 반갑다"라며 "이용자 뿐 아니라 다른 게임사에도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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