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반발한 '앱추적 금지'…애플, 상반기 도입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1.01.2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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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애플/사진=애플


앞으로 아이폰에서는 앱(애플리케이션)이 사용자 데이터를 함부로 추적할 수 없게 된다. 사용자 데이터를 추적할 때마다 이용자 승인을 받아야 하는 '앱 추적 투명성' 기능이 올 상반기부터 도입되기 때문이다.

애플은 28일 개인정보 보호의 날(Data Privacy Day)을 맞아 '일상 속 개인 정보 수집 실태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며, 상반기부터 앱 추적 투명성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업계에서 제공하는 앱 하나에는 6개의 사용자 개인정보 수집목적의 추적 기능이 포함된다. 이를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수익목적으로 거래되며 연간 2270억 달러에 달하는 산업의 기반이 된다.

애플은 이 같은 형태의 이용자 동의 없이 정보수집을 막고, 이를 철저히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앱 추적 투명성 기능은 앱이 다른 기업의 앱과 웹사이트에 걸쳐 이용자 활동을 추적하려고 할 때, 의무적으로 이용자 승인을 받도록 한다. 설정에서 앱별 승인 여부를 변경하거나 앱에서 앞으로 권한을 요청하지 않도록 바꿀 수 있다.

이는 향후 iOS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된다. 업데이트된 iOS에서는 이용자가 공유하는 데이터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통제권도 제공할 예정이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모두의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라며 “프라이버시는 모두가 누려야 할 기본 인권”이라고 말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12월부터 앱스토어 앱 상세 소개 페이지에 해당 앱의 개인 정보 처리 방식에 대해 간단하고 읽기 쉬운 형태로 개발자가 내용을 넣도록 의무화했다.

여기서는 이용자의 위치, 브라우저 방문 기록, 연락처 등 이용자의 데이터를 개발자들이 어떻게 수집하고 사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애플은 이 기능을 지속해서 업데이트하고, 개발자들과 협력해 이용자가 늘 정보에 입각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앱 추적 투명성은 기타 업체에서 앱을 통해 자사 앱 또는 웹사이트에 걸쳐 사용자 데이터를 추적하기 전에 사용자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한다. /사진=애플앱 추적 투명성은 기타 업체에서 앱을 통해 자사 앱 또는 웹사이트에 걸쳐 사용자 데이터를 추적하기 전에 사용자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한다. /사진=애플
애플조치는 꼼수...반발하는 페이스북

이같은 애플의 개인정보 강화 정책에 대해 페이스북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페이스북 매출 대부분은 사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애플 개인정보 보호 정책이 도입되면 자사 광고 매출이 사실상 반 토막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페이스북은 애플의 조치를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달 미국 주요 일간지 전면 광고를 통해 "우리는 전 세계 모든 곳에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애플과 맞서 싸우겠다"며 선전포고를 했다. 또 애플과 앱스토어 결제 수수료 문제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포트나이트 개발사 에픽게임즈와 동맹을 맺으며 반(反)애플 전선도 구축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최고경영자)는 "애플은 이용자들을 위해 이러한 정책을 도입한다고 하지만, 이 정책은 경쟁업체들의 이익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페이스북과 업계는 가까운 미래에 이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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