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이마트 성수점에 위치한 '에코 리필 스테이션'에서 모델이 세제를 충전해 구매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ESG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의 친환경 상품 개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마트는 이날부터 다음달까지 왕십리점을 비롯해 이마트 4개점과 트레이더스 2개점에서 추가로 세탁세제·섬유유연제 리필 자판기 '에코 리필 스테이션' 운영을 시작한다. 전용 리필용기에 친환경 세제 및 섬유유연제를 충전해 구매할 수 있어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롯데마트가 28일부터 판매하는 무(無)라벨 PB생수 ‘초이스엘 세이브워터 에코(ECO)’
이는 각 기업들이 올해 ESG를 주요 경영화두로 내세운 데 따른 것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13일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기업가치와 직결되는 ESG 경영에 대한 전략적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ESG 요소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사회적 가치는 기업 생존 및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지, 어떤 사회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SG 경영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방향성을 구현해 그룹의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또 삼정KPMG의 'ESG 경영 시대, 전략 패러다임 대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 정부가 ESG에 대한 권고를 넘어 관련 규제·정책을 적극적으로 제도화하면서 ESG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한국도 지배구조보고서 의무 공시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등 ESG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우리 기업들이 'ESG' 중 S·G영역보다 상대적으로 개선이 쉬운 E에만 힘을 쏟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ESG 중 어떤 분야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기업들이 현실적으로 당장 착수를 해서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것(E)을 먼저 진행하는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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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통 기업들도 G 영역 변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해 환경(C), 사회(B+), 지배구조(B+)를 받아 ESG 평가에서 통합 B 등급을 받은 GS리테일은 지난해 11월 GS계열사 중 최초로 대표이사(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이 의장직에서 내려오면서 임춘성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가 GS 그룹내 첫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다. 이사회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GS리테일 설명이다.
지난해 환경(A), 사회(A+), 지배구조(A)로 통합 A등급을 받은 롯데쇼핑과 달리 환경(B), 사회(A), 지배구조(B)로 통합 B+ 등급을 받은 롯데지주 역시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