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느려진다는 美연준…파월 "앞으로도 힘들어"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1.01.28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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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묶었다. '양적완화'에 해당하는 채권매입 규모도 유지했다. 그러나 경기회복세가 느려졌다는 진단으로 불안감을 자극하면서 주식시장의 낙폭을 키웠다.

연준은 27일(현지시간)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0.00~0.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대응해 금리를 1.00∼1.25%에서 제로 수준으로 내린 이후 10개월째, 7번 연속 동결이다.

연준은 자산매입 역시 지금과 같은 속도로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연준은 매달 800억달러(약 90조원) 규모의 미 국채와 400억달러 어치의 주택저당증권(MBS) 등 1200억달러 상당의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이날 통화정책성명에서 연준은 연 2% 이상의 고물가를 장기간 용인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이후 경기가 회복돼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연 2%를 넘어도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8월 연준은 이런 취지의 평균물가목표제 도입를 선언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에 부담을 줄 정도의 인플레이션은 조만간 발생할 확률이 희박하다"며 제로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베쓰 앤 보비노 수석이코노미스트(박사)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낮은 만큼 올해는 금리에 어떤 움직임도 없을 것"이라며 "2024년 초까지 연준의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몇 달 동안 경제 및 고용시장의 회복세가 둔화됐다"며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의 피해를 입은 업종들의 취약성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종전까진 없었던 문구다.

또 연준은 "경제의 궤도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로에 크게 좌우된다"는 기존 문구 뒤에 "여기엔 백신의 진전 역시 포함된다"는 표현을 추가했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19는 여전히 경제에 큰 위험요인"이라며 "앞으로도 아주 힘든 시기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실제 실업률은 미 노동부가 발표한 6.7%보다 높은 10%에 가까울 것으로 분석했다.

연준이 경기를 비관적으로 진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오후 2시 이후 뉴욕증시에서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낙폭을 키우며 2.6%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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