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청아/ 사진제공=킹스랜드 © 뉴스1
배우 이청아는 극 중 의문의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해 파견된 전직 FBI 출신 범죄 심리연구소 박사 제이미 레이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날카로운 카리스마 속 숨겨진 캐릭터의 비밀들을 매회 섬세한 연기로 그려냈다. 특히 제이미가 모두가 의문의 죽음을 맞은 '하얀 밤' 마을의 생존자 중 한 명이라는 사실과, 도정우(남궁민 분)의 쌍둥이 동생이라는 반전이 드러날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인물의 감정을 호연으로 풀어냈다는 평이다.
배우 이청아/ 사진제공=킹스랜드 © 뉴스1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참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현장에서 남궁민 선배가 우리 배우들은 누구 하나 모난 사람이 없어서 너무 좋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저도 그 말에 공감했다. 촬영장은 우리 드라마의 내용과는 다르게 화기애애하고 온기가 넘쳤다. 하지만 슛에 들어가면 늘 긴장감이 가득한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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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의 명장면을 꼽는다면.
▶16부에 등장한 비밀 연구소 신을 찍던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하얀 밤 마을에 관계된 모두가 모이는 큰 신이었다. 게다가 폭발도 일어나고, 드라마 초반부터 언급되던 '괴물'도 등장하는 어렵고 집중해야 하는 신이었다. 각각 인물들에게 얽힌 감정선도 굉장히 복잡하고 거대했다. 그 신을 찍을 때, 도정우에게서 괴물의 인격이 튀어나오는 남궁민 선배님의 장면을 먼저 촬영했다. 제일 중요한 장면 중 하나였으니깐 말이다. 그 장면을 먼저 찍은 뒤, 풀샷과 나머지 배우들의 반응을 촬영하는 순서였다. 솔직히 말하면 남궁민 선배가 연기하실 때, 그 연기를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 몰래, 카메라 감독님 뒤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숨어서 지켜봤는데, 약 3분가량 이어지는 굉장히 긴 롱테이크였다. 근데 그 연기를 보면서 제가 같이 숨을 못 쉬겠더라, 괴로워서. 감독님의 컷 소리가 나고 나서야 저도 겨우 숨이 쉬어지는데 그때 어떤 생각이 지나가더라. '아, 이 씬에서 내가 할 일이 이거구나'라는. 이후 제 촬영 순서가 되어서 도정우가 괴물로 변하는 순간들을 지켜보는 장면을 찍는데, 아까 그 순간을 떠올리면서 연기했다. 도정우에 링크되어서 함께 고통을 느끼는 제이미, 그리고 그 참사의 날로 돌아가는 제이미를. 대본과는 조금 다르게 연기한 부분이었는데 그 장면을 연기하고 나서 행복했다. 제 준비와 예상을 빗나가는 순간들 중, 더 멋진 것이 발견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 날이 바로 그 순간이었다.
-미국으로 다시 돌아간 제이미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 것 같나.
▶재미있는 질문이다. 미국으로 돌아간 제이미는 도착하자마자 코로나19 검사를 먼저 하고 부모님을 만나러 갔을 것 같다.(웃음) 그리고 양아버지와 양어머니를 먼저 꼬옥 안아드렸을 것 같다. 그 후, 본인의 일상으로 돌아가선 도정우 경정, 즉 오빠에 대한 흔적을 찾기 시작했을 거다. 제이미는 확실한 사람이다. 납득이 되지 않는 점이나 불분명한 부분이 있으면 결코 그대로 넘어가지 않는 성격이다. 제이미가 호텔 로비 앞에서 미국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공혜원(설현 분) 경위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에서 제이미는 겉으로 말하진 않지만, 마음 속으론 그가 분명 살아있다고 믿고 있다.
-제이미 레이튼의 복잡한 서사를 어떻게 풀어내려 했나.
▶제이미 레이튼은 과거에 대한 기억이 없었던 인물이다. 가장 기억을 찾고 싶은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이 기억을 잠근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성적으로 그 욕망을 제어하려고 했다고 생각한다. '낮과 밤'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세계관이 큰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아주 많은 인물들의 전사가 존재하니 말이다. 저는 저에게 주어진 대본에 충실히, 시청자에게 제이미를 가장 잘 전달할 방법만 고민하면 됐다. 그리고 제가 극 안에서 맡아야 할 기능과 역할에 충실하면 그것이 이야기 전체를 이해하는데에 도움이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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