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연속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 성장을 이뤄낸 LG생활건강은 16년간 58배의 주가 상승을 이뤄냈다. 경영학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기적의 성장'과 주가 상승의 정석, 탁월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그야말로 역대급 CEO(최고경영자)의 역량을 보여줬다.
LG생건 뷰티 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6.1% 감소에 그쳤는데 럭셔리 화장품이 실적 방어의 최전선에 섰다. 핵심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는 2020년 매출이 1% 늘며 2.6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디지털 채널이 급성장하며 4분기 화장품 중국 매출은 전년비 41%, 지난해 전체로는 21%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9년까지 '레드오션'으로 성장이 정체됐다고 지적받던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부도 2020년 구원투수로 분전했다. 불황에 강한 체질을 가진 두 사업부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활용품과 음료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닥터그루트, 벨먼 등 신규 브랜드를 시장에 안착시키는데 성공했다.
HDB(생활용품)는 매출 1조8733억원, 영업이익 2053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각각 25.9%, 63.0% 성장했고 리프레시먼트(음료)는 매출 1조5132억원, 영업이익 1928억원을 달성해 4.3%, 26.2% 신장했다. 차석용 부회장이 취임 5년 만에 완성한 '세발자전거' 이론이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에 빛을 발했다.
차 부회장은 일찍이 "생활용품, 화장품만 가지고는 두발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발자전거는 안정적"이라며 2007년 코카콜라 음료를 인수했다. 외부 충격에 대비해 완성한 '성장의 내진설계'는 미래를 예측이라도 한 듯, 2020년 위력을 발휘했다.
LG생활건강의 프리미엄 헤어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는 론칭 3년 만에 탈모 샴푸 시장에서 급성장하며 최상위 브랜드로 성장했다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의 '성장DNA'는 독보적인 세계 1위 화장품그룹 로레알과 매우 닮은 꼴이어서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으로의 도약도 기대된다.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28년간 정상을 지킨 로레알은 1964년 랑콤 인수를 시작으로 50년간 공격적인 M&A를 단행해 지금의 로레알 그룹을 일궜다. 지칠 줄 모르는 M&A로 성장한 '로레알과 닮은 꼴' LG생건은 글로벌 뷰티 전쟁의 주요 플레이어로 성장했다.
매출 10조원을 향해 전진하는 LG생활건강은 이제 K-뷰티 대표 화장품 기업으로 어깨가 무겁다. 대표 브랜드 '후'에 필적하는 후속 럭셔리 브랜드의 육성과 중국 시장에서의 더마 코스메틱 전쟁 승리 등 과제가 산적해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도 모든 사업부가 치열하게 노력했다"며 "덕분에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뷰티, HDB, 리프레시먼트 3개 사업이 모두 국내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