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몸' 반도체 가격 또 오른다…대만 TSMC, 최대 15%↑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1.01.2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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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사진=AFP


전 세계에서 반도체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가 자동차 반도체를 중심으로 최대 15%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가 25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TSMC가 지난해 가을 일부 제품에 대해 가격을 인상했으나 이번에 다시 대대적인 가격 인상에 나선다면서, 반도체 가격 결정권이 자동차 제조사에서 반도체 제조사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앞서도 네덜란드 NXP반도체, 일본 르네사스, 대만 UMC 등이 잇따라 가격 인상 방침을 밝힌 바 있다.



TSMC의 가격 인상은 이르면 2월 말부터 3월부터 단계적으로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상폭은 최대 15% 정도라고 한다.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와 맞물려 대만달러가 지난 1년 동안 미국달러 대비 6% 가량 오른 점도 가격 인상의 배경이 됐다.

니혼게이자이는 TSMC가 지난해 가을 자동차 제조사들의 증산에 대응해 추가 주문이나 긴급 주문에 한해 10~15% 가격을 인상했으나 이번엔 이례적인 대폭 인상이라고 지적했다.



통상 자동차 제조사와 반도체를 포함한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는 매년 납품 가격을 협상하는데 자동차 제조사가 원가 절감을 명목으로 2~3%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입장이 완전히 역전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도체 부족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반도체 최종 사용자인 자동차 제조사는 향후 감산이나 원가 상승의 이중고를 안게 될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자동차 반도체 부족이 해소되기까지는 적어도 반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심각한 수급 상황에 자동차 제조강국 미국, 독일, 일본 등은 대만 당국에 증산을 요구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자동차뿐 아니라 PC 등 가전제품에서도 반도체 품귀현상이 번져 반도체 가격 전반에서 가격 인상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한편 대만은 반도체를 국책사업으로 키워온 덕에 반도체회사들은 최근 톡톡한 수혜를 누리고 있다. TSMC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고, 순익은 50% 급증했다. UMC의 지난해 3분기 순이익도 전년 대비 3배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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