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대규모 유상증자에도 12% 급등…우선주는 상한가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01.25 16:10
글자크기
14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뉴스114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뉴스1


대한항공이 3조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권리락일인 25일 신고가를 기록했다. 당초 유상증자로 인한 지분가치 희석으로 단기적인 주가 하락이 점쳐졌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 기대감에 실적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대한항공 (20,250원 ▼300 -1.46%)은 전날보다 11.99%(3250원) 오른 3만35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최고 3만18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대한항공우 (23,500원 0.00%)는 가격 제한 폭인 4만5300원(29.99%)까지 올랐다.



이날은 대한항공이 추진하는 총 3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권리락일이었다. 늘어나는 주식수에 맞춰 기준가는 대한항공 2만7100원, 대한항공우 3만9700원으로 정해졌다. 전날 종가는 대한항공과 대한항공우가 각각 3만4950원, 4만2750원이었다.

통상적으로 유상증자를 하면 지분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이달 19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상승 추세가 이어졌다.



최근 주가 상승에 따라 유상증자 규모도 기존 2조5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공모금액이 약 8000억원 증가하면서 재무 안정성이 부각되고 4분기 실적도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7900억원, 영업이익 139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42.1%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32.9% 증가한 수치다. 여객 매출은 여전히 회복이 더디지만 화물에서 이익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주가 상승에는 아시아나 항공 인수 이후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기대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치면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북미·유럽 장거리 노선을 취항하게 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는 노선과 중복 인력, 기재 정리, 재무구조 개선 등 숙제가 남아있다"면서도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네트워크와 규모의 경제 확충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채무상환자금 1조8160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1조4999억원 등 총 3조3159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신주 예정발행가는 1만9100원이며 최종 발행가는 다음 달 26일 확정된다.

한편 이날 대한항공과 함께 국내 항공주가 일제히 올랐다. 인수 대상인 아시아나항공 (10,530원 ▼280 -2.59%)(2.8%)을 비롯해 티웨이홀딩스 (434원 ▼10 -2.25%)(11.3%), 제주항공 (10,740원 ▼250 -2.27%)(5.15%), 에어부산 (2,640원 ▼40 -1.49%)(2.25%) 등이 상승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