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대표주자 KAI·한화·LIG, 우주개발 시동건다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1.01.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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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대표주자 KAI·한화·LIG, 우주개발 시동건다


한화그룹,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업계가 인공위성 사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민간 수요까지 겨냥할 수 있어 신성장동력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우주 개발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2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35,000원 ▼6,000 -2.49%)가 인공위성 전문업체 쎄트렉아이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KAI와 LIG넥스원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인공위성 연구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달에만 3개 업체가 위성사업 계획을 발표한 셈이다.



방산업계가 이처럼 위성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본업인 군수사업을 하면서 민수사업까지 진출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은 확보된 기술을 토대로 고급 인력이 만드는 원재료비가 적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지난해 한미 미사일 협정이 개정되면서 고체연료를 이용한 민간기업의 위성발사가 가능해져 위성사업 진출에 제한이 사라졌다.

방산기업들이 인공위성 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쏠리는 중이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달에만 주가가 약 40% 올랐다. 같은 기간 KAI와 LIG넥스원의 주가도 각각 20%, 34% 뛰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산업계는 국방 예산을 나눠먹는 구조이기 때문에 크게 성장하기 힘든 구조지만 위성사업은 민간시장으로도 진출할 수 있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한화그룹과 KAI, LIG넥스원의 위성사업 관련 주력 분야는 업체별로 차이를 보인다. KAI는 500㎏ 이상 중·대형 위성 시스템, 본체 개발·제작 등을 중점적으로 한다. 지난해 8월 중대형위성 6기를 동시 조립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위성시험장도 완공했다. 올해는 직접 개발한 차세대중형위성 1·2호를 발사하고 2025년까지 누리호 등 차세대중형위성 3~5호도 개발해 발사할 예정이다. KAI는 소형·초소형 위성시스템 및 지상국 개발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19,940원 ▲1,320 +7.09%)은 탑재체 중심으로 위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LIG넥스원은 고성능영상레이다(SAR), 인공위성 지상통신 단말기 사업 등을 맡고 있다. 올해 총 사업비 5000억원 규모의 인공위성 지상통신 단말기 초도 양산 수주도 예상된다.


한화시스템도 초소형 SAR 위성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6월 영국의 위성 안테나 기술 벤처기업 페이저솔루션을 인수해 한화페이저를 설립했다. 지난달엔 저궤도 위성 안테나 시장의 핵심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미국의 전자식 빔 조향 안테나(ESA) 기술 선도기업인 카이메타(Kymeta)에 3000만달러(약 330억원)를 투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쎄트렉아이 인수를 통해 소형위성 본체, 탑재체, 지상체, 위성영상판매 및 위성영상분석 서비스 사업 등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쎄트렉아이는 해외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으로 해외 중·소형 위성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싱가포르 등이 주요 고객이다. 올해부터 1기당 1억달러 규모인 초고해상도 지구관측 광학위성 스페이스아이티(SpaceEye-T) 영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올해 1기 이상, 내년 2기 이상의 수주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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