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1년반' 탈일본 넘어 세계로…올해 R&D 2.2조 투입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2021.01.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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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충남 공주시 화학 소재 전문기업 솔브레인 공장을 방문해 신규공장 현장을 둘러보고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충남 공주시 화학 소재 전문기업 솔브레인 공장을 방문해 신규공장 현장을 둘러보고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1년반 전, 일본의 기습적인 수출규제에 맞서 민관이 힘을 모아 총력대응에 나섰던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이 '탈일본'을 넘어 '세계 강국' 반열에 다가서고 있다. 일본이 수출 빗장을 걸었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 3대 소재는 이미 수급 안정을 넘어 일부는 해외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

수요 대기업들이 핵심 소·부·장 R&D에 참여하는 '연대와 협력'이 새로운 상생모델로 자리를 잡았고 정부도 대규모 예산 편성 등을 통해 총력지원에 나선 결과다. 정부는 올해 소부장 R&D(연구개발) 예산 2조2000억원을 투입하고 신소재개발, 공급망고도화, 글로벌 진출기반 강화, 유턴확대 등 정책지원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이러한 내용의 '소·부·장 기업현장 보고서'를 내고 "소·부·장 산업생태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자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2019.7월 일본 수출규제를 기점으로, 1년 6개월간 민·관 협력을 통해 공급망 안정화, GVC(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했다. 특히, 일본 수출규제 대응 '소·부·장 경쟁력강화 대책'(2019년 8월), 코로나 19 등 GVC 재편 대응 '소·부·장 2.0전략(‘20.7.9)' 수립을 통해 정책·제도적 기반 마련에 주력했다.



특히 정책 컨트롤타워 '소·부·장 경쟁력위원회'를 가동하고 소·부·장 특별법을 전면 개정해 시행했다.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해 소부장 특별회계를 지난해 신설, 올해엔 2조5000억원의 예산을 운영한다.

'소부장 1년반' 탈일본 넘어 세계로…올해 R&D 2.2조 투입
그동안의 성과를 되짚어 보면, 우선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 등 일본 수출규제 3대 품목은 이미 안정적인 수급여건을 확보했다. 솔브레인 (297,000원 ▲8,500 +2.95%)이 12N급(트웰브나인, 99.9999999999%) 고순도 불산액 생산시설을 2배 확대하고 생산에 나섰으며 불화수소가스도 SK머티리얼즈 (402,900원 ▼10,100 -2.45%)가 5N급 고순도 제품 양산에 성공했다.

EUV레지스트는 유럽산으로 수입다변화를 진행했고 미국 듀폰과 일본 TOK(도쿄오카공업)의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 A사는 파일롯 설비 구축 및 시제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불화폴리이미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양산설비를 구축한 이후 최근엔 중국에 수출을 하고 있다. SKC (105,600원 ▼2,800 -2.58%)는 자체기술 확보 후 생산 투입 테스트 진행 중이며 일부 수요기업은 휴대폰에 대체 소재인 UTG(Ultra Thin Glass)를 채택해 대응했다.


정부가 집중 관리하는 대일본 100대 품목과 글로벌 338+α개 품목의 수급도 안정적이다. 대일 100대 품목의 경우 EU, 미국 등으로 다변화하고, 품목별로 평균적인 재고 수준을 기존수준 대비 2배 이상으로 확충했다. 효성 (58,900원 ▲500 +0.86%)의 탄소섬유 생산설비 증설, SKC의 블랭크 마스크 공장 신설 등 23개 기업이 국내에 새롭게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SK실트론의 美듀폰 실리콘 웨이퍼 사업부 인수, KCC의 실리콘 소재기업 MPM 인수 등 다각적인 방식의 안정성 제고노력도 병행했다. 글로벌 338+α개 품목은 수급대응지원센터를 중심으로 7000여개기업에 대한 상시 수급동향 모니터링을 통해 수급애로 803건 해소 등 원스톱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국내 소·부·장 생태계 내 '연대와 협력'이라는 새로운 상생모델의 탄생을 이끌었다. 핵심품목 R&D에 수요-공급기업이 함께 참여하고 과제 특성에 따른 다양한 정부 지원이 이뤄졌다. 덕분에 일본 수출규제 직후 2019년 추경을 통해 지원된 25개 품목 중 23개 품목의 시제품 개발 성공, 434건 특허 출원 등 성과가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약 2조원을 투입해 100대 품목 중 85개 품목의 국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당장 올해부터 ArF포토레지스트를 비롯해 기술개발 중인 제품이 순차적으로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며 자동차용 거리감지용 센서 소재(센서텍), 이차전지 부품(지엘켐, 천보 (72,700원 ▼300 -0.41%)) 등은 복수의 수요기업을 대상으로 납품 또는 양산테스트 등도 이미 진행 중이다.

79개 수요-공급기업의 협력을 기반으로 연구소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협력모델' 22건에 대한 R&D·투자 등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수요기업이 양산라인을 개방해 기술개발 제품을 평가하는 수요기업 양산평가에 삼성전자 등이 참여하며 196억원 사업화를 달하기도 했다.

정부는 올해 소·부·장 산업 전반에 연대와 협력을 확산하고, 미래 소부장 대응역량 확보 등 정책효과를 가시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공급망 핵심품목, Big3·탄소중립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한 R&D 재원 2조2000억원를 집중 투자한다. 그린모빌리티용 경량소재, 이차전지 양극소재 등 유망 상용소재 중심 8대 핵심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해외 수요기업이 참여하는 글로벌 협력모델을 신설해 협력모델을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하고 첨단분야 시설투자 세액공제 적용요건 완화 등 세제지원 대폭 강화 및 보조금 등 5년간 재정지원(1조5000억원)에 나선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반복되는 공급망 충격 속에서도 지난 1년 6개월 간 국민과 기업의 노력으로, 이를 슬기롭게 극복 중"이라며 "정부는 소부장 산업이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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