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KT 새 비전과 사업계획을 설명하는 구현모 KT 대표/사진=KT
KT파워텔은 산업용 무전기 등 무전통신 서비스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KT의 통신 계열사다. 2010년 연매출이 1270억 원에 달했으나 LTE(4세대 이동통신), 5G(5세대 이동통신) 등으로 급변한 이동통신 시장 변화의 파고를 넘지 못해 2019년 매출이 627억 원까지 줄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무전통신 서비스 시장 자체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KT파워텔을 인수하는 아이디스는 지난 1998년 DVR(Digital Video Recorder)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CCTV 등 영상보안장비 사업에 주력하는 알짜 중견기업이다. 아이디스는 KT파워텔의 무선사업 및 무전 역량을 활용해 유선망 기반의 ‘CCTV 통합관제 솔루션’을 무선망 기반의 통합관제 시스템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합병·분사' 등 신사업 중심 구조개편 속도낼듯
KT파워텔 매각은 지난해 초 취임한 구 대표가 단행한 사실상의 첫 계열사 정리다. KT파워텔은 물론 KT 내부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석채·황창규 회장 등 전임 KT CEO(최고경영자)의 경우 계열사를 사고 팔 때 통신 부문 자회사들은 본업과의 연계를 고려해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해 왔기 때문이다. KT파워텔 매각은 2002년 민영화 이후 핵심 통신 자회사 첫 매각 사례다. 미래 성상사업 위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통신' 간판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KT는 KT파워텔 매각을 계기로 IT·통신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금융 △미디어·콘텐츠 △커머스 등 성장사업 중심 플랫폼 기업으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디지털 커머스 전문기업 출범을 위해 KTH와 KT엠하우스 합병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KT의 구조 개편은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구 대표는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자회사 분사와 상장을 통한 가치 재평가를 준비 중"이라며 올해 구체적인 그림을 공개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KT 안팎에선 미디어 커머스 등 신사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과 헤쳐모여식 계열사 통폐합 등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 6월 말 현재 KT엔 44개의 계열사가 있다. 통신 계열 그룹사 15개를 빼면 나머지가 약 30여 곳이 비통신 계열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