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뉴스1
현행법에 따르면 안 대표가 국민의힘 입당 후 경선을 치를 경우, 본인이 그 결과에 불복한다고 해도 본선에 나갈 수 없다. 국민의힘 당적을 버리고 무소속으로도 출마할 수 없다. 하지만 안 대표 본인의 제안대로 국민의당 당적을 유지한 채 야권 전체 경선을 치르면 패배에 불복하고 그대로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의 단일화 의지 의심안 대표는 국민의힘의 단일화 의지에 의구심을 품는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단일화 관련 제안을 수 차례 즉각 거절하는 등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고,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장 선거 후보들이 자신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면서다.
안 대표는 지난 20일 선거 관련 일정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건 저를 이기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저는 문재인 정부와 싸우는데 제1 야당은 안철수와 싸우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을 향해 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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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엔 국민의당 차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당시 "안철수 대표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과 상대를 무시하는 일방적인 요구를 중단하라"며 "문 정권에 반대하는 야당이라면 마땅히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후보 단일화 방안을 만들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데 제1 야당의 행태를 보면 실망스럽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뉴시스
안 대표가 계속해서 '원샷 경선'을 주장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조기에 단일화 과정에 돌입해 야권 경선 흥행을 일으키기 위해서다. 여권에 앞서 주목도가 높아지면 본선에서 승리할 확률도 높아진다는 계산이다.
'원샷 경선'을 치를 경우 안 대표 본인이 야권 단일 후보가 되는 데 유리하다는 계산도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표심'이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당 소속 본경선 진출자들에게 분산되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당 최종 후보가 선출되는 3월까지 안 대표의 제안을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당 최종 후보를 선출한 후 안 대표와 1:1 결선을 치르는 방식이 사실상 확정적"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가 전날(21일) 제안한 '경선 결과 승복 서약' 제안에 대해 김 위원장이 이날 "별로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한 점도 1:1 결선으로 가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의 '원샷 경선'과 관련한 기자들의 물음에는 "내 입장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더이상 할 말이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300에 "물론 김 위원장과 안 대표가 본경선 전에 극적으로 정치적 타결을 하면 또 모른다"면서도 "현재로선 가망이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이전에 안 대표에게 입당을 권유했는데 안 대표는 통합 경선을 들고 나왔다. 이후엔 교류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현재 국민의당이 제안한 '실무 차원의 단일화 논의'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