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당국자들 '도쿄올림픽 취소 결정' 보도에 곤혹

뉴스1 제공 2021.01.2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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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상 "그런 기사 나온지 몰랐다" 일단 발뺌
아소 부총리는 "누가 한 얘긴지 몰라…" NCND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일본 도쿄올림픽 주경기장인 국립경기장 전경 <자료사진> © AFP=뉴스1일본 도쿄올림픽 주경기장인 국립경기장 전경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 정부 당국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올 여름 도쿄올림픽 '취소'를 결정했다는 언론보도를 놓고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선 "올림픽 개최를 위해 전력을 다한다"는 게 일본 정부의 공식입장이지만, 코로나19의 국내외 확산세를 감안할 때 이미 일본 내에조차 '정상적인 대회 개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스포니치 등에 따르면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올림픽 담당상은 22일 오전 스가 요시히데 총리 주재 각의(국무회의)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 정부가 이미 도쿄올림픽 취소를 결정했다'는 영국 더타임스 보도에 대한 확인 요청에 아예 "그런 보도가 있었던 것조차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더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일본 연립여당(자민·공명당) 고위인사를 인용한 도쿄발 기사에서 "일본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올해 올림픽을 취소하기로 결정했으며, 2032년 올림픽 개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올림픽 담당상 <자료사진> © AFP=뉴스1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올림픽 담당상 <자료사진> © AFP=뉴스1
2024년 하계올림픽은 프랑스 파리, 2028년은 미국 로스엔젤레스(LA)가 각각 개최도시로 지정돼 있는 만큼, 일본은 그 다음 대회 유치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더타임스가 해당 기사를 온라인에 게재한 건 한국시간 22일 오전 2시. 이날 일본의 각의는 국회 회기 중이어서 오전 9시부터 국회의사당 내 각의실에서 열렸다.


즉, 정부 각료들이 회의 참석을 준비하면서 소관 분야와 관련된 주요 내외신 보도 스크랩도 참고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날 '더타임스 보도 내용을 알지 못한다'는 하시모토 올림픽상 발언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하시모토 올림픽상은 이날 기자들에게 "(일본) 정부는 올 여름 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 대회 성공을 위해 관련 예산 사업 등 각종 시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원론적 발언만을 반복했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자료사진> © AFP=뉴스1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자료사진> © AFP=뉴스1
반면 일본 내각의 '2인자'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이날 더타임스 보도 내용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누구 발언인지 알 수 없어 일일이 코멘트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정부 고위 인사가 대내외적으로 민감한 현안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을'(NCND) 땐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아소 부총리가 평소 막말과 말실수 때문에 비판을 받긴 했어도 40여년 관록의 정치인으로서 NCND가 의미하는 바를 모를 리 없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이런 가운데 스가 총리는 이날 참의원(상원) 본회의 답변에서도 도쿄올림픽에 대해 "인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긴 증거로서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를 실현할 결의"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스가 총리의 이런 발언은 '코로나19를 통제하는 데 실패한다면 결국 올림픽을 개최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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