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반도체 자체 생산 의지…2023년 이후 위탁(종합)

뉴스1 제공 2021.01.2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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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AFP=뉴스1인텔/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미국 반도체업체 인텔이 21일(현지시간) 파운드리(위탁생산) 대신 자체 생산의지를 재확인했다. 설계와 생산을 모두 고집하는 대신 설계에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을 짜라는 일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요구에 반하는 것이다.



자체 생산 의지에 인텔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5% 넘게 밀렸다. 인텔의 재무정보가 해킹되는 바람에 실적이 장마감 이전에 나온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실적은 예상을 상회하면서 정규장에서 주가는 6.5% 급등했다.

◇ "2023년 대부분 내부 생산" : 인텔의 팻 겔싱어 차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을 보고하는 '어닝콜'에서 "2023년 제품 대부분을 내부적으로 자체 생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지난주 인텔은 CEO를 다음달부터 겔싱어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겔싱어 차기 CEO는 "우리의 관심은 기술 격차를 좁히는 것이 아니라 프로세스 기술에서 명백한 선두 자리를 되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2023년 이후 반도체 생산과 관련해 외주를 검토, 두 가지 방식(two-track)을 채택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겔싱어 차기 CEO는 "특정 기술과 제품의 경우 파운드리(위탁생산) 활용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인텔 앞에 엄청난 기회가 있지만 이러한 기회를 잡으려면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고 우리 고객의 요구에 앞서가야 한다"며 "경쟁적 시장에서 더 민첩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달 15일 CEO로 공식 취임하면 어떤 반도체를 내부적으로 생산할지를 구체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 설계-생산 반세기 고집 : 지난 반세기 동안 인텔은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모두 고집하며 최고의 성능을 자부해왔다. 하지만 AMD와 같은 후발 경쟁사에 설계 기술마저 밀리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인텔이 반도체 제조사업을 아예 없애고 핵심전략을 다시 짜야한다는 미국의 유명 행동주의 투자자의 주문까지 받았다.

경쟁사인 AMD는 대만반도체(TSMC)와 같은 업체들에 생산은 위탁하면서 설계에 집중, 인텔과의 기술격차를 벌이는 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인텔도 결국 위탁생산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과 더불어 이를 TSMC와 삼성전자에 맡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미국의 한 반도체 전문매체는 인텔이 삼성전자와 위탁계약을 맺고 삼성의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일부 반도체 생산을 맡길 것이라고 보도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겔싱어 차기 CEO는 이날 어닝콜에서 향후 구체적인 위탁생산 업체에 대해서 함구하며 자체 생산의지를 재확인했고 주가는 시간외에서 5% 내렸다.

◇ 해킹으로 실적 일찍 발표 : 해킹 소식까지 전해진 점도 주가 하락에 일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텔은 재무정보를 해킹당해 예정보다 빨리 실적을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커는 인텔 홍보팀 홈페이지에 올라온 인포그래픽을 공격, 시장 마감 후 발표될 예정이었던 실적 보고서를 빼갔다. 인텔 측은 장 마감 6분 전에 해킹 사실을 인지했고, 즉시 실적을 공개했다.

4분기 실적은 예상을 상회하며 정규장에서 인텔 주가는 7% 가까이 뛰었다. 여전한 감염병 위험에 재택근무와 홈스쿨링이 지속되면서 노트북, 데스크톱, 서버의 강력한 수요에 1분기 실적 전망도 예상보다 높게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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