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텔 파운드리 계약 소식에도…주가 힘못쓰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1.01.2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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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사진=김휘선 기자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는 인텔과 파운드리(반도체 외주생산)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장 초반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계약 내용을 두고 업계 내 평가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22일 오전 9시 43분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300원(0.34%) 오른 8만8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장 직후 8만97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보합권에서 등락 중이다.

삼성전자 주가를 흔드는 건 인텔과의 파운드리 계약 소식이다. 전날 IT시장 조사업체 세미어큐레이트는 인텔이 최근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인텔의 생산전략이 '자체생산'에서 '외주생산'으로 바뀐 걸 뜻한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인텔 14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GPU(그래픽처리장치) 제품을 올해 2분기부터 양산한다. 규모는 웨이퍼 기준으로 약 월 1만5000장으로 예상했다.

당초 인텔은 대만 TSMC와 파운드리 독점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TSMC의 미국 애리조나주 파운드리 공장이 2023년에나 준비된다는 점, 다중 위탁생산에서 오는 가격협상력 등이 삼성전자과의 계약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호재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이날 인텔의 공식 발표 때문이다. 인텔은 이날 실적 발표에 앞서 7나노미터 제품의 자체생산을 선언했다.


펫 겔싱어 차기 인텔 CEO(최고경영자)는 "인텔은 7나노미터 제품 제조를 내부에서 진행할 것"이라며 "생산 물량 중 일부를 외부 파운드리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인텔 파운드리 수주 매출은 연간 1조원 수준"이라며 "삼성전자 파운더리 연간 매출액은 약 16조원 수준으로 시장 기대만큼 영향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겔싱어 CEO가 언급한 것처럼 파운드리 대상 품목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인텔은 CPU(중앙처리장치)와 GPU의 경우 일부 품목만 외주화하고, 5G SoC와 PCH, 통신칩 등 비주력 품목 외주화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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