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휴대폰 인력 AI에 우선 배치…車 전장 함께 키운다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21.01.2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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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92,200원 ▼600 -0.65%)가 휴대폰 사업 매각을 공식화한 가운데 해당 사업부 인력을 AI(인공지능) 분야에 우선 배치할 전망이다. LG가 그룹 차원에서 AI와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달 말 권봉석 LG전자 CEO(최고경영자·사장)로부터 MC사업부 경영 효율화 방안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에는 휴대폰 사업 인력 상당수를 AI 분야에 재배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LG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LG전자 MC사업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단 MC사업부 인력이 LG AI 연구원으로 이동할지, 가전 등 다른 사업부로 배치될지는 아직 미정이다. 전날 권봉석 사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업운영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책임지는 MC사업본부 인력이 다른 사업으로 이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초 스마트폰 담당 인력이 자율주행차의 핵심기술인 텔레메틱스(차량 무선 인터넷 서비스)로 이동한 바 있다.

올 초 LG는 LG전자를 필두로 LG디스플레이 (10,240원 ▲110 +1.09%), LG화학 (381,500원 ▲9,500 +2.55%), LG유플러스 (9,780원 ▲30 +0.31%), LG CNS 등 1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AI 전담 조직인 'LG AI 연구원'을 출범했다. LG전자는 2018년부터 토론토대학과 AI 협업을 진행한 데 이어 구글의 AI 연구조직 '구글브레인' 출신인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학교 교수를 영입하는 등 전사 차원에서 AI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구광모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수단으로 AI 중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을 끊임없이 주문해왔다. 이 같은 행보로 볼 때 MC사업부를 매각해도 AI 기술력만큼은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재계는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정리할 경우 그룹 차원에서 AI와 전장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확대에 매진할 것이라고 본다. LG전자는 최근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 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마그나)과 손잡고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전격 발표했다.

특히 업계 일각에선 LG가 조만간 AI 분야에서 대규모 M&A(인수·합병)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한다. 휴대폰 사업을 과감하게 매각하는 대신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AI에 대한 방향성을 명확하게 제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MC사업부를 포기하는 만큼 AI와 전장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효율화 할 것"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 사업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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