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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친환경 전환'에 몰리는 투자자들…'ESG채권 불패'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1.01.2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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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친환경 전환'에 몰리는 투자자들…'ESG채권 불패'




국내 대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투자자들이 적극 동참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발행하는 ESG 채권 수요 예측에 2조원이 넘는 금액이 몰린 데 이어 현대오일뱅크 ESG 채권 수요 예측에도 1조원 이상 몰렸다. 롯데지주와 롯데글로벌로지스까지 포함하면 이달에만 기업 ESG 채권이 실제로 1조원 이상 발행될 전망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가 전날 2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조31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예정보다 6배 이상 자금이 몰리며 현대오일뱅크는 발행 규모를 4000억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녹색채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등 사회적 책임투자를 목적으로 발행하는 ESG 채권이다. 탄소감축과 건물 에너지 효율화, 신재생 에너지·전기차 등 친환경 프로젝트 자금지원 같은 녹색산업 관련 용도로 사용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메탄올로 전환하는 탄소제품화 사업과 탈황설비 증설, LNG 발전 사업 등에 전략적으로 투자한다.



지난해 ESG 채권 발행 4곳 불과…올해는 1월만 '1조'
앞서 현대제철도 지난 18일 25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 발행에 대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진행했다. 여기엔 예정 금액의 8배 이상을 웃도는 2조700억원이 몰렸다. 현대제철도 회사채 발행 규모를 5000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간기업으로 올해 첫 ESG 채권 발행에 나선 롯데지주도 300억원 규모의 10년물 수요예측에 900억원이 몰리면서 발행금액을 600억원으로 2배 늘렸다. 오는 22일 ESG 채권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800억원의 회사채 중 500억원을 ESG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현대제철과 현대오일뱅크, 롯데지주,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합하면 이달만 총 1조100억원의 ESG 채권이 발행되는 것이다. SK렌터카도 9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이달 말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현대차와 기아도 올해 각각 3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 예정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ESG채권을 발행하는 민간 기업은 SK에너지, GS칼텍스 두 곳에 불과했다. 금액도 각각 5000억원, 1300억원으로 크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TSK코퍼레이션과 롯데지주에서만 각각 1100억원과 5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ESG 채권, 투자자 관심 높고 금리 낮아 자금조달 유리
민간 대기업들이 ESG 채권을 발행하는 건 기업들의 ESG 경영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올해부턴 온실가스 배출권 3기 거래제가 시행되면서 온실가스 배출 비용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정에 재가입하며 친환경 정책 예산이 증가할 수 있다. 그만큼 기업 성장을 위해 ESG 경영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ESG채권 발행은 자금 조달에 유리하다. 국내외 시장은 기업의 ESG 지표 등 비재무적 요인을 투자의사 결정에 반영하는 추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2030년 ESG 공시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는 기업공시제도 종합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의 CEO(최고경영자) 래리 핑크는 올 초 주요 글로벌 기업 CEO들에게 연례 편지를 보내 투자 결정 시 ESG 요소를 기준으로 삼겠다고 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도 사회책임투자 확대를 위해 ESG채권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린다. 국민연금은 오는 2022년까지 전체 자산의 50%를 ESG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지주회사들은 고탄소배출기업에 대한 대출·투자를 지양하고 친환경 기업 관련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ESG 채권에 수요가 몰리면서 금리도 회사채보다 낮게 책정되는 것이 장점이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미 ESG 투자가 일반화된 미국, 유럽의 경우 주요 연기금 및 운용사들은 ESG등급을 포트폴리오 내 투자 비중 조절에 적극 활용하고 있고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지지를 받고 있다"며 "한국은 2021년이 ESG 투자 확대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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