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현금흐름·신용등급 등 투자여건 충분하지만…21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삼성SDI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1조2764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8.3% 늘었다. 실적 개선과 함께 OCF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관련 업계는 지난해 4분기 삼성SDI는 사상 최대 수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본다.
우량한 신용등급(AA)이나 주가흐름, 자사주, 삼성디스플레이 보유지분 매각 같은 가능성도 자금 조달 여력을 밝게 한다. 수주흐름도 나쁘지 않다. 미래에셋대우는 삼성SDI의 수주잔고가 2019년 3분기 400억달러에서 지난해 3분기 66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생산거점·JV 설립 등 리스크 큰 투자는 미뤄질 수도…기존 공장 라인 증설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전략 거점을 만드는 작업은 더 중요한 의사 결정이 요구된다. 삼성SDI는 현재 배터리셀 공장을 중국 시안, 헝가리 괴드, 한국 울산 등 3곳에서 가동하고 있다.
특히 LG화학이나 SK이노베이션과 달리 삼성SDI는 미국에 배터리 공장이 없다. 조립 위주 팩 공장만 있을 뿐이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회사마다 전략적 판단이 다르지만 배터리 공장 현지화의 가장 큰 이유는 현지 고객사가 원하기 때문"이라며 "대규모 수주의 조건 자체가 현지에 공장을 갖고 있는지 여부나 공장을 지을 수 있는지 여부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전기차 시장의 급팽창이 예고된다. 최근처럼 각국 경쟁자들이 공격적인 증설 카드를 들고 나올 때는 자칫 투자 시기를 놓치면 시장 선점 기회를 잃을 수 있다. 중국 CATL은 최근 6조원 넘게 투자해 중국 내 3 곳에서 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조인트벤처(JV) 설립도 장기적 관점에서 최고 경영진의 의사 결정이 중요한 사안이다. 또 다른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 이하 핵심 경영진이 JV 설립을 지휘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총수 부재 상황에선 결정이 이전 같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팽창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배터리 업계는 활발한 합종연횡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본 도요타와 파나소닉, 중국 지리차와 파라시스 등이 JV를 설립하기도 했다. GM은 LG화학과, 폭스바겐은 노스볼트와 각각 JV 설립 입장을 밝혔고, SK이노베이션도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합작공장을 가동 중이다. 그러나 삼성SDI는 아직 국내외 완성차 업체와 JV 설립을 밝힌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