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님께 혼났어요" 김원형 감독, 독한 캠프 예고

스타뉴스 심혜진 기자 2021.01.2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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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선수단과 상견례를 하고 있는 김원형 SK 감독./사진=SK 와이번스지난해 11월 선수단과 상견례를 하고 있는 김원형 SK 감독./사진=SK 와이번스


"어느 정도 훈련량을 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SK 와이번스의 지휘봉을 잡은 김원형(49) 감독의 몸과 마음은 바쁘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스프링캠프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독한 훈련을 예고했다.



김원형 감독은 20일 오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방금 전까지 코칭스태프와 훈련 일정을 짜며 캠프 인원을 추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대략적인 훈련 스케줄은 나왔다. 3일 훈련-1일 휴식으로 진행된다. 더 중요한 것은 하루 훈련을 어떻게 하느냐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훈련이 진행될 예정인데, 얼리워크와 엑스트라 훈련까지 포함돼 있다. 때에 따라선 야간 훈련도 있다. 그만큼 촘촘하게 짤 예정이다. 3월부터는 롯데, KT, 삼성과 연습경기를 실시한다.



이번 캠프의 테마는 몸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다. 1년을 버티기 위한 체력을 기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내가 선수, 코치 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은 머리보다는 몸으로 부딪혀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훈련을 통해 몸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1년을 버틸 체력을 길러야 하기에 훈련에 중점을 두는 캠프를 꾸리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훈련량도 예고했다. 김원형 감독은 "그동안 해왔던 훈련량을 봤을 때 내 기준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어느 정도 훈련량을 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선수 때 했던 훈련량과 똑같이 할 수는 없겠지만, 그만큼의 효율성과 집중력을 갖고 했으면 좋겠다"고 거듭 당부했다.

훈련량 하면 김성근(79) 소프트뱅크 호크스 코치 고문이 빠질 수 없다. 김원형 감독은 김성근 고문과 두 번이나 사제의 연을 맺었다. 1996년 김성근 고문이 쌍방울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당시 투수였던 김원형 감독과 인연이 시작됐다. 그리고 1999년까지 4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1999시즌 중 김 감독이 경질되면서 헤어진 두 사람은 2007년 SK에서 다시 감독과 선수로 만났다. 김원형 감독은 김성근 고문의 지휘 아래 5시즌을 보내는 동안 우승도 경험했다.


김원형 감독은 "김성근 감독님이 계실 때가 훈련량이 정말 많았었다. 많이 뛰고, 많이 던졌다. 20대 중반(쌍방울 시절) 때 처음 뵀고, 30대 중반(SK 시절) 때 다시 만났다. 20대 때는 훈련량에 불평불만이 많았었다. 그런데 30대 중반이 돼서 똑같은 훈련량을 하니 생각이 바뀌었다. 왜 많은 훈련이 필요한지 알겠더라. 몸이 달라졌다"고 회고했다.

여전히 김 고문과는 연락을 하고 지낸다. 약 일주일 전에도 통화를 했다. 김 감독은 "쉬지 말고 2군에 가서 신인들도 체크하고 오라고 혼을 내셨다. 감독님 이야기를 듣고 바로 강화에 가서 선수들을 보고 왔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정말 헌신적인 감독님이셨다. 운동장에 끝까지 남아 계셨다. 내가 지도자가 돼 보니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정말 대단한 분이다. 나 역시 그런 부분을 본받아 좋은 지도자가 되겠다. 이번 캠프에서도 열심히 팀을 이끌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김원형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 선수들이 긍정적이고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체력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의 패배 의식을 걷어내야 하다. 밝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내가 먼저 나서겠다. 건강한 기운이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재차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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